미국의 글로벌 제약회사 화이자가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중간 결과가 발표됐으나 전문가들은 "효능을 인정하기엔 이르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백신 전문가로 알려진 설대우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는 10일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화이자 발표가) 반갑긴 하지만 지금 전문가들은 정보가 좀 더 투명하게 많이 제공돼야 평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설 교수에 따르면 이번에 발표된 결과는 임상 3상 시험 중 초기 시험 결과에 해당한다. 예정된 임상 3상 결과 시기는 2022년 12월 11일이다. 그는 "화이자가 임상 3상을 거의 5만명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4만 4,000명 가까이에 투여가 된 상황"이라며 "4만 4,000명 중에서도 초기에 투여한 사람에 대해 분석해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94명 중 가짜 약을 투여한 그룹이 있고 백신을 투여한 그룹이 있는데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을 분석해 보니까 감염자가 94명 중 대부분 가짜약을 투약한 그룹"이라며 "실제로 백신을 투여한 그룹에는 감염자가 극도로 적어서 그걸 분석해 보니 백신 효과가 90% 정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주 초기 결과라서 이걸 갖고 전체가 어떻다고 예상하기 어렵다"며 "90%라고 하는 이 수치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을 수 있어서 차분하게 지켜봐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대학원 예방의학과 교수도 중간결과에 불과해 아직까진 신중하게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고령층에 대한 효과성도 추가로 검증해야 한다고 한다.
기 교수는 이날 tbs라디오 '김지윤의 이브닝쇼'에서 "임상시험할 때 고령자라고 하더라도 아주 나이가 많은 사람은 충분히 많이 포함하기가 어렵고, 특히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자는 포함하기가 더 어렵다"며 "실제 사용 허가가 나오면 이런 사람들도 예방접종을 맞기 때문에 사용 허가가 나온 후에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화이자는 접종자의 감염 예방효과를 이번에 발표한 건데, 백신 효과는 서너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게 접종자가 감염이 안 되는, 예방이 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걸렸다고 하더라도 바이러스 배출이 많이 줄어들어서 다른 사람에게 전파를 덜 시켜야 하고, 걸렸더라도 중증도가 약해져서 치명률이 줄어들어야 한다"며 "면역이 충분히 오래 가서 집단 면역을 만들어서 접종하지 않은 사람까지도 감염에서 보호하게 하는 것이 최종 목표인데, 네 가지 효과가 다 나오는지 앞으로 계속 연구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