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탐방객들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라산의 수용능력에 맞춰 등산객 수를 제한하기 위한 한라산국립공원 탐방예약제가 10개월 만에 재가동된다. 한라산 탐방예약제는 지난 2월 1일 처음으로 시범 운영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시행 12일 만에 중단됐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코로나19로 일시 유보했던 한라산 탐방예약제를 2021년 1월 1일부터 다시 운영한다고 10일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한라산국립공원 방문자들은 12월 1일부터 탐방예약시스템을 통해 사전 예약을 해야 등반이 가능하다.
도는 앞서 한라산 정상 등반이 가능한 성판악 코스(1,000명)와 관음사 코스(500명)의 탐방객을 하루 1,500명으로 제한하고 올해 1월 2일부터 사전예약을 진행, 2월 1일부터 12일까지 한라산 탐방예약제에 대한 시범운영을 진행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지역경제 회복을 위한 관광객 활성화를 위해 시행을 유보해달라는 관광업계의 건의를 받아들여 12일 만에 중단했다.
내년 시범운영 재개를 앞두고 탐방예약시스템을 정비해 대기 시간을 최소화하고, 탐방 예약 후 취소를 하지 않고 예약 당일 방문하지 않는 ‘노쇼’(No-Show, 예약 부도) 행위에 따른 피해방지를 위해 시간대별 예약제와 벌칙 부과 방안도 마련했다.
우선 탐방객이 몰리는 것에 대비해 출입구를 1곳에서 2곳으로 추가 확대하고, QR코드를 인식할 수 있는 핸드스캐너를 비치해 신속하게 입장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코로나19 상황인 만큼 등산로 입구에 QR코드 무인발급기(키오스크)도 설치해 비대면 출입 인증체계도 갖췄다.
특히 예약 부도자로 인해 다른 탐방객의 기회가 박탈되는 점을 사전방지하기 위해 예약 탐방 시간이 경과되면 자동 취소되도록 프로그램을 개선했다. 예약 부도자의 경우 1회 3개월, 2회 1년간 예약 탐방을 제한하는 벌칙 조항도 실행한다.
한라산국립공원 사전 예약은 탐방예약시스템을 통해 성명, 거주지역(시·도), 연락처 등을 입력하면 바로 예약이 가능하다. 단체인 경우에는 한 사람이 10명까지 예약할 수 있다.
도는 한라산국립공원 탐방예약제 재시행에 앞서 성판악휴게소 공영 주차장 주변도로(지방도 1131호)의 고질적인 문제인 불법 주·정차에 대한 단속도 이뤄진다. 주·정차 금지 구간은 성판악 입구에서 제주시 방면 교래삼거리까지 4.5㎞과 서귀포시 방면 숲 터널 입구 1.5㎞까지 총 6㎞ 구간이다. 불법 주·정차 행위가 적발되면 승용·4톤 이하 화물차는 4만원, 승합·4톤 초과 화물차는 5만원의 과태료가 각각 부과된다.
도는 주·정차 금지구역 지정과 단속을 위한 폐쇄회로(CC)TV를 해당 구간에 추가로 설치했고, 도로 측면 주·정차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 금지시설물(시선유도봉) 등의 시설 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또 불법 주·정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제주국제대학교 인근에 199면 규모의 환승 주차장을 이달말까지 조성해 주차 공간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한라산국립공원 탐방예약제 시범운영 재개를 통해 지속가능한 환경자산에 대한 보호장치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5·16도로 불법 주·정차 위반 단속도 보행자 안전사고 예방 등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도민과 관광객의 적극적인 협조와 대중교통 이용 등을 당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