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의 한국판 뉴딜 정책에 따라 전기·에너지 관련 설비들이 잇달아 들어서고 있는 가운데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위험을 미리 예측하고 진단하는 기술이 한국전기연구원(KERI)에서 개발됐다.
KERI전기변환소재연구센터 김인성 박사팀은 탄성체로부터 전달되는 미세한 진동(탄성파)을 감지해 각종 설비나 시설물의 열화나 고장 징후를 사전에 진단할 수 있는 '프리앰프(Pre-amp)내장형 전기 센서' 기술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탄성파는 대상물질이 변형되거나 끊어질 때 발생하는 일종의 파동으로 물질의 파괴나 이상 정도가 클수록 더 많은 탄성파가 발생한다.
KERI의 기술은 설비 자체로부터 자연 발생하는 탄성파의 감지를 통해 설비 열화나 고장 징후를 사전에 모니터링해 대형사고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 센서다.
김인성 박사팀은 작은 탄성파를 발원 지점에서 증폭하는 '프리앰프'를 내장해 측정을 방해하는 소음 차단선을 선진국 제품(미국 PAC사 기준)과 동일한 25㏈수준으로 만들었고, 다년간 연구를 통해 보유한 압전 기술을 통해 선진국 제품(80㏈)보다 높은 85~90㏈수준의 측정감도를 갖는 '프리앰프 내장형 탄성파 전기센서(AE Sensor)' 국산화에 성공했다.
또 기존 센서 소재로 사용하던 납을 대체하는 친환경 탄성파 전기센서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이 무연소재는 내년 7월부터 유해물질 사용제한 지침에 따라 전기·전자기기 내에 납 사용을 제한하기 때문에 기존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센서 기술로 주목 받고 있다.
이번에 개발한 센서기술은 △원자력·화력·풍력·수력 발전소의 각종 설비 및 부품 진단 △대형 변전소와 발전소의 변압기 및 차단기 이상 진단 △오일 탱크 및 대형 유조선의 구조물 열화 및 변형의 사전감지 등 에너지 산업의 안전 진단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 박사는 "풍력발전소의 발전기 축과 베어링, 기어 손상, 오일 오염 등을 미리 측정할 수 있고 수력발전소에도 밸브, 스팀라인, 조인트 파이프라인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고장을 사전 모니터링으로 감지해 조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대형 현수교의 주탑 및 로프 이상 진단 △콘크리트 및 토목 구조물의 구부러짐 및 파괴 관찰 △지각 내에서 전달되는 지진파 감지 등 대형 건축 및 시설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에 개발한 센서는 국가 안전진단 부문 경쟁력 강화는 물론 4차산업혁명 핵심산업인 자율주행차 지능형 공장 스마트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까지 확대·적용할 수 있는 잠재성 높은 기술"이라며 "현재는 지정된 공진 주파수 대역의 탄성파를 감지하는 센서 단계지만 앞으로 대역폭을 넓혀 광대역 및 가속도가 포함된 센서까지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