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당선 축하 인사를 전하면서 향후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반목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9일(현지시간) 화상회의 방식으로 개막한 세계보건총회(WHA)에서 “바이든 당선인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을 축하하며 이들의 행정부와 매우 긴밀하게 협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또 “우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종식하고 수많은 전 세계적 문제의 근원인 근본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상호 신뢰와 책임에 기반한 리더십을 재구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공유하는 우선 순위에 따라 자원을 할당하고 조정함으로써 우리가 나누는 미래에 대한 투자를 재구상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협력관계를 재구상하고 탑을 허물며 우리의 노력이 더 큰 무언가에 연결돼 있다는 점을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제는 팬데믹의 폐허 및 우리를 건강하지 않고 안전하지 않으며 불공정한 미래의 틈으로 더더욱 몰아가는 지정학적 분열로부터 세상을 치유할 시간이며 새로운 협력의 시대를 열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거브러여수스 총장이 바이든 당선인에게 ‘협력’을 강조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와의 불협화음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자각에서 나왔다는 평가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7월 코로나19 부실 대응과 중국 편향성을 이유로 WHO 탈퇴를 선언했다. WHO가 주도하는 코로나19 백신 관련 국제 협력체에도 참여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바이든 당선인은 내년 1월 말 취임 즉시 미국의 WHO 탈퇴를 취소하고, 코로나19 대응 등 국제 협력이 필요한 영역에 다시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