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에 등 돌린 트럼프 조카, 바이든 당선에 "우리는 해냈다" 축배

입력
2020.11.08 15:30
메리 트럼프, SNS서 샴페인 들며 바이든 당선 축하

"미국을 위해 건배, 모두 고맙다."

미국 11·3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대선 결과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지만, 정작 트럼프 가문에서 샴페인을 터뜨린 이가 있다.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유일한 여조카인 메리 트럼프다.

메리 트럼프는 7일(현지시간) 바이든 당선인의 대선 승리 보도가 나온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미국을 위해 건배, 모두 고맙다"라며 샴페인을 든 모습을 공개했다.

환한 표정과 함께 샴페인을 든 메리 트럼프는 바이든 당선인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의 이름이 적힌 모자를 쓰고 있다. 그는 재차 올린 글에서 "모두들 잘 자라. 우리는 마침내 해냈다. 존경스럽다"고 적은 뒤 '#바이든해리스2020'이란 해시태그를 달아 다시금 지지를 보냈다.

그는 차기 대통령이 확정되기 전부터 바이든 당선인을 공개 지지해왔다. 반면 줄곧 우편투표 조작설을 제기하고 개표 중단을 요구해 온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서는 "모든 투표는 개표돼야 한다. 도널드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반기를 들기도 했다.

또 투표 당일인 4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한 유권자들을 향해 "당신의 대통령은 무고한 어린이들을 납치하고 감금하는 것뿐만 아니라 23만명이 넘는 시민들의 죽음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 당신은 이런 거에 투표한 거다"라고 쓴소리를 내기도 했다. 미국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이날 기준 누적확진자 96만명 이상을 기록했다. 사망자는 23만명에 달한다.


메리 트럼프는 먼저 생을 마감한 트럼프 대통령의 형인 프레디 트럼프의 딸이자 임상심리학자다. 그는 지난 7월 자신의 가족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심리적 약점을 연관시켜 분석한 책'너무 과한데 만족을 모르는'을 발간하기도 했다. 그는 책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어려서 괴팍했던 부친으로부터 인정받으려는 강박증에 시달렸으며 그 결과 정신 병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가 됐다"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이 책이 가문의 비밀유지 계약을 어겼다면서 출간금지 가처분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출간과 동시에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고 100만부가 판매되는 등 화제를 모았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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