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은퇴식 일정이 차일피일 미러지던 이선규(39)가 기다림 끝에 관중 앞에서 마지막 인사를 하고 코트를 떠났다. 한국 프로배구 역대 최다 블로킹 기록을 남긴 이선규는 인생 2막을 향해 힘차게 전진했다.
이선규는 7일 경기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과 현대캐피탈의 경기에서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했다. 경기에 앞서 시구를 한 이선규는 2세트 종료 후 코트로 다시 나와 "16년 동안 열심히 달린 선수 생활은 끝이지만, 또 다른 시작이라 생각한다"며 "제2의 인생도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이선규가 세운 블로킹 신기록(1,056개)을 기념한 상금 500만원과 감사패를 수여했다.
2018~19시즌을 마치고 KB손해보험 소속으로 은퇴를 선언한 이선규는 이날에서야 늦은 은퇴식을 치렀다. 그간 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경기가 이어지면서 은퇴식 일정이 무기한 연기됐기 때문. 이번 달에야 프로배구는 관중 입장을 허용했고, 이선규는 마침내 팬들에게 인사하고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문일고와 한양대를 거쳐 2003년 현대자동차 배구단(현 현대캐피탈)에서 프로 데뷔한 이선규는 15시즌 동안 V리그 467경기에서 1,056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며 역대 최다 블로킹 기록을 세웠다. V리그에서 블로킹을 1,000개 넘게 기록한 선수는 이선규가 최초이자 유일하다. 2위 윤봉우(907개), 3위 신영석(866개)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출전 경기 수도 역대 3위에 해당한다. 이선규는 2013~14시즌 삼성화재로 이적했다가 2016~17시즌을 앞두고 두 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KB손해보험에 합류, 은퇴할 때까지 뛰었다. 2006년에는 도하 아시안게임 남자배구 국가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은퇴 후 이선규는 KB손해보험 배구단 유소년클럽 지도자와 스카우트를 병행하다가 올 시즌부터 SBS스포츠 배구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