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파티, 녹음실... '집단 감염 속출' 수도권 생활 방역 비상

입력
2020.11.05 12:22
분당중학교ㆍ강남 헬스장 관련 집단 감염 음식점까지 전파
5곳서 확진자 발생... 누적 확진자 60명 넘어


서울 영등포구 소재 증권회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성남 분당중학교에서 시작돼 강남구 소재 헬스장 등 4곳을 연결고리로 퍼진 집단 감염 불씨는 음식점으로까지 옮겨 붙어 발병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일상 공간을 통한 확산에 앞으로 '핼러윈 데이'(10월 31일)의 영향도 나타날 수 있어 수도권 확산에 대한 불안이 쉬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5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영등포구 소재 증권회사에선 직원 1명이 지난 1일 처음으로 확진된 뒤 동료와 가족 등 9명이 잇따라 양성 판정을 받아 이날 0시 기준 총 10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시는 직원과 가족, 지인 등 접촉자 504명을 검사했고, 확진자 9명을 제외하고 385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는 검사를 받을 예정이거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3주 전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된 상황에서 생일 파티 모임 관련 집단 감염도 발생했다. 시 관계자는 "어제 2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확진자가 8명"이라며 "확진된 모임 참석자를 통해 직장 동료로 2차 감염이 진행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종로구 소재 녹음실(5명)과 송파구 소재 시장(4명)에서도 확진자가 속출해 소규모 산발 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이날 누적 환자 60명을 넘어선 분당중학교ㆍ강남 헬스장 관련 집단 감염은 'n차 감염'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며 번지는 양상이다.

헬스장을 이용한 확진자가 다녀간 음식점에선 전날 직원 2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분당중학교 학생이 지난달 말 처음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강남구 헬스장과 구로구 소재 헬스장을 거쳐 연구센터(직장)와 독서 모임 그리고 음식점 등 5곳을 통해 코로나19가 일파만파 퍼지고 있는 것이다.

전파 양상을 들여다보면, 확진된 학생 가족이 강남구 소재 헬스장을 다녀 이곳을 통해 확산한 뒤 이 헬스장 이용자 지인을 통해 구로구 소재 헬스장으로 코로나19가 퍼졌다. 동시에 강남구 헬스장 이용자를 통해 연구센터(직장)로, 감염된 직원 지인을 통해 독서모임으로 추가 전파가 이뤄졌다.

지난 2일 첫 확진자가 나온 언론인 관련 감염 사례는 전날 2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환자가 5명으로 늘었다. 추가 확진자는 서울시청 기자실을 출입하는 언론사 관계자 1명과 기자 가족 1명이다.

수도권 곳곳에서 집단 감염이 이어지자 시민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오는 7일부터 시행되는 새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에서 수도권은 1단계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1단계 기준은 1주간 일평균 지역 발생 기준으로 수도권은 100명 미만, 비수도권은 10∼30명 미만이다. 이날 서울ㆍ경기ㆍ인천 지역 발생 환자는 72명이었고, 전날엔 86명이었다.

양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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