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직의 자성을 촉구하는 글을 검찰 내부망에 올렸다가 동료들의 비판을 받은 임은정(46·사법연수원 30기) 부장검사(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가 3일 "속이 상한 일부 동료들의 화풀이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한 동료 검사는 임 부장검사를 거론하면서 "(감찰 관련) 직무유기로 고발해야 한다"는 비판까지 내놨다.
앞서 임 부장검사는 지난달 30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검찰 애사(哀史)' 라는 제목의 글에서 "검찰의 업보가 너무 많아 비판을 받고 있다"면서 "마땅히 있어야 할 자성의 목소리가 없는데 우리 잘못을 질타하는 외부에 대한 성난 목소리만 있어서야 어찌 바른 검사의 자세라 하겠나"라고 지적했다. 이환우(43·39기) 제주지검 검사가 지난달 28일 "검찰개혁은 실패했다"면서 현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올리고 이 글에 대한 지지가 잇따르자,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 등을 거론하며 검찰의 자성을 촉구한 것이다.
그러나 동료 검사들은 되레 임 부장검사 글에 날선 반응을 보였다. 한 검사는 "검사의 중립 의무를 저버린 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지극히 정치 편향적인 글을 끊임없이 쏟아내는 진혜원 부부장에 대해 감찰 전문가인 임 부장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는 것은 임 부장이 그렇게도 자성을 요구해왔던 제 식구 감싸기의 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검사 역시 진 부부장을 언급하며 "표현의 자유나 정치적 견해 다툼으로 포장하기에는 선을 넘어도 한참 선을 넘었다"면서 "제대로 조치를 취해 주지 않으면 감찰 담당자에 대한 직무유기 고발도 고려해 볼 것"이라고 썼다.
임 부장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마도 제가 직무유기하고 있다는 취지로 보인다"면서 "현재 제 업무는 '감찰정책연구 및 감찰부장이 지시하는 조사'에 한정되고, 중앙지검 검사직무대리 발령이 나지 않고 있어 수사권도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상황이 상황인지라 속이 상한 일부 동료들의 화풀이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