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자성 촉구' 글에 역풍 불자... "일부 동료들 화풀이로 이해"

입력
2020.11.03 22:49
‘검찰 애사’ 글에 "직무유기" 비판  댓글 이어지자 
3일 페이스북서 "내 업무는 감찰정책 연구" 해명


검찰 조직의 자성을 촉구하는 글을 검찰 내부망에 올렸다가 동료들의 비판을 받은 임은정(46·사법연수원 30기) 부장검사(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가 3일 "속이 상한 일부 동료들의 화풀이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한 동료 검사는 임 부장검사를 거론하면서 "(감찰 관련) 직무유기로 고발해야 한다"는 비판까지 내놨다.

앞서 임 부장검사는 지난달 30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검찰 애사(哀史)' 라는 제목의 글에서 "검찰의 업보가 너무 많아 비판을 받고 있다"면서 "마땅히 있어야 할 자성의 목소리가 없는데 우리 잘못을 질타하는 외부에 대한 성난 목소리만 있어서야 어찌 바른 검사의 자세라 하겠나"라고 지적했다. 이환우(43·39기) 제주지검 검사가 지난달 28일 "검찰개혁은 실패했다"면서 현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올리고 이 글에 대한 지지가 잇따르자,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 등을 거론하며 검찰의 자성을 촉구한 것이다.

그러나 동료 검사들은 되레 임 부장검사 글에 날선 반응을 보였다. 한 검사는 "검사의 중립 의무를 저버린 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지극히 정치 편향적인 글을 끊임없이 쏟아내는 진혜원 부부장에 대해 감찰 전문가인 임 부장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는 것은 임 부장이 그렇게도 자성을 요구해왔던 제 식구 감싸기의 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검사 역시 진 부부장을 언급하며 "표현의 자유나 정치적 견해 다툼으로 포장하기에는 선을 넘어도 한참 선을 넘었다"면서 "제대로 조치를 취해 주지 않으면 감찰 담당자에 대한 직무유기 고발도 고려해 볼 것"이라고 썼다.

임 부장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마도 제가 직무유기하고 있다는 취지로 보인다"면서 "현재 제 업무는 '감찰정책연구 및 감찰부장이 지시하는 조사'에 한정되고, 중앙지검 검사직무대리 발령이 나지 않고 있어 수사권도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상황이 상황인지라 속이 상한 일부 동료들의 화풀이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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