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평검사 공개 저격’으로 검찰 내부가 들끓는 가운데, 추 장관이 3일 “검찰총장의 언행과 행보가 문제”라면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또다시 비판하고 나섰다. 이와 동시에 일선 검사들을 향해선 ‘소통’을 강조하며 검찰개혁 동참을 요구했다. 자신의 타깃은 오로지 윤 총장 및 이른바 ‘윤석열 라인’ 검사들임을 명확히 하면서도, 최근 평검사들한테까지 확산된 ‘반(反)추미애’ 기류를 가라앉히고자 검찰 조직 전체로 전선(戰線)을 확대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추 장관은 이날 법무부를 통해 “권력기관으로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은 그 어느 기관보다 엄중하게 요구된다”며 “그 정점에 있는 검찰총장의 언행과 행보가 오히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총장이) 국민적 신뢰를 추락시키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매우 중차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공교롭게도 추 장관의 입장은 이날 충북 진천군 법무연수원을 찾은 윤 총장이 신임 부장검사 30여명을 상대로 강연을 하기 직전 발표됐다. 이미 예정돼 있던 일정이지만, 보기에 따라선 윤 총장의 ‘내부 결속’ 행보로도 읽힐 수 있는 상황을 맞아 추 장관이 다시 한번 날을 세워 공세를 취한 것이다.
그러면서 추 장관은 일선 검사들의 불만을 진화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국민청원에 담긴 국민들의 비판과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검사들의 다양한 의견에도 귀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말 추 장관은 자신에 대한 비판글을 올린 평검사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공개 저격했는데, 이후 일선 검사들은 “나도 커밍아웃한다”며 항의의 뜻을 잇따라 표시하고 있다. 검찰 내부망에 게시된 관련 댓글은 벌써 300개를 넘어섰다. 반대로, 검사들의 이 같은 ‘집단행동’을 문제 삼으며 “커밍아웃 검사의 사표를 받으라”고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이날 무려 40만명 이상이 참여하는 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추 장관은 최근 상황과 관련해 “대다수의 일선 검사들이 묵묵히 맡은 바 업무에 충실하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고, 법무부장관으로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담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상 외로 검사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검찰 조직 내부를 다독이면서 ‘우군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 개혁도 재차 강조했다. 추 장관은 “검찰이 직접수사위주의 수사기관이 아니라 진정한 인권옹호기관으로 거듭나 모든 검사들이 법률가로서의 긍지를 가지고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검사들과 소통하며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며 “검사들도 개혁의 길에 함께 동참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