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을 하루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막바지 현장 유세에 총력전을 펴고 있는 가운데 펜실베이니아주(州)가 대선 결과를 좌우할 핵심 경합주로 부상하고 있다. 북부 쇠락한 공업지대 '러스트벨트' 중 선거인단 인원이 20명으로 가장 많은 펜실베이니아는 4년 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대선 패배를 안긴 결정적 지역 중 하나다. 따라서 두 후보 공히 마지막 남은 시간을 이곳에 쏟아붓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우세인 바이든 후보는 1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에서 총력 방어전에 나섰다. 대선 전날인 2일에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와 함께 펜실베이니아 전역을 누빌 예정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펜실베이니아주 곳곳에서 4차례의 유세를 가졌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펜실베이니아가 대선 전체 레이스의 핵심주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승기를 잡으려면 펜실베이니아를 비롯해 2016년 트럼프 대통령에게 내 준 러스트벨트 3개주를 탈환해야 한다. 이 중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비교적 여유 있게 앞서고 있지만 펜실베이니아에서는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다. 현재 이 지역 후보 지지도는 바이든 후보가 평균적으로 4~5%포인트 차로 앞서 있지만 일부 조사는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 출신의 바이든 후보에게 이 지역은 성장 기반이라는 상징성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더욱이 바이든 후보는 지난달 22일 TV토론에서 친환경 정책을 강조한 뒤 트럼프 대통령 측이 이 지역 이슈인 셰일가스와 관련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어 걱정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바이든 후보가 셰일가스 채굴을 위한 수압파쇄법(프래킹)을 금지하려 하고 있다고 공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공들이고 있는 플로리다 등 남부 '선벨트'를 모두 잡는 것만으로는 대선 승기를 잡기에 충분하지 않다. 이는 바이든 후보가 펜실베이니아에서 이기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낮아진다는 의미도 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2008년과 2012년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했다가 2016년에 공화당 지지로 돌아선 펜실베이니아 북동부 지역을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 서민층 거주지인 이 지역을 공략하기 위해 1일에도 루체른 카운티에서 유세 일정을 가졌다.
이에 따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이번 대선의 승부가 갈릴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도 나온다. 여론조사기관 파이브서티에잇(538) 창업자 네이트 실버는 1일 ABC 방송 '디스위크'에 출연해 "현재 우세인 바이든 후보가 펜실베이니아주의 선거인단 20명을 확보하지 못하면 열세인 '언더독'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펜실베이니아가 미시간이나 위스콘신에 비해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은데다 사전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설명했다. 현재 538은 바이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90%,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10%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