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고 일교차도 무척 커졌다. 그러면 피가 제대로 돌지 않으면서 뇌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터지는(뇌출혈) 뇌졸중 환자가 늘어난다.
뇌졸중은 한국인 사망 원인 4위이자 돌연사의 주원인이다. 뇌졸중의 대부분은 뇌경색(87%)으로, 50대 이상 중ㆍ장년층에서 발생 위험이 높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뇌졸중으로 병원은 찾은 환자가 61만3,824명으로 2014년 52만7,229명보다 16.4%(8만6,595명) 늘었다. 특히 고혈압이 있으면 동맥경화가 가속돼 정상인에 비해 뇌졸중이 생길 위험이 4~5배 높아진다.
서구화된 식습관을 비롯해 고혈압ㆍ당뇨병ㆍ심장 질환ㆍ흡연ㆍ과음 등 발병 위험 요인을 조절하지 않아 많이 발생한다. 뇌졸중이 생기면 목숨을 잃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반신마비ㆍ언어장애ㆍ의식장애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기에 예방이 중요하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뇌에 혈액이 원활히 공급되지 않아 뇌 조직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은 △혈관 벽 내부에 지방 성분이 쌓여 동맥이 딱딱하게 굳어 발생하는 ‘동맥경화성 뇌경색’ △부정맥과 심장판막 문제로 다른 혈관에서 생긴 혈전이 혈류를 타고 이동해 뇌혈관을 막아서 생기는 ‘색전성 뇌경색’ △큰 혈관에서 파생되는 뇌의 미세 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열공성 뇌경색’ 등으로 나뉜다.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은 △고혈압으로 뇌혈관이 터지면서 뇌 안에 피가 고이는 ‘뇌 내 출혈’ △뇌혈관이 꽈리처럼 부풀어 오른 뇌동맥류(腦動脈瘤) 등 혈관이 터지면서 뇌를 감싸는 지주막 아래 피가 고이는 ‘뇌지주막하 출혈’ 등이 있다.
이 가운데 뇌졸중의 가장 큰 원인은 동맥경화성 뇌경색이다. 고혈압이 있으면 동맥경화가 가속돼 정상인보다 뇌졸중이 생길 확률이 4~5배 높아진다. 특히 날씨가 추워지면 고혈압 환자는 약을 복용해도 평소보다 10㎜Hg 이상 최고 혈압이 높아질 수 있다. 장경술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환절기나 겨울철에는 평소 혈압 관리가 잘 되더라도 매일 아침 혈압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평균 혈압이 160㎜Hg를 넘어가면 뇌졸중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고 했다.
뇌졸중 조기 발견의 핵심은 ‘갑자기’에 있다. 갑자기 물체가 둘로 보이거나, 갑자기 안면이나 반신이 마비되거나, 갑자기 말이 어눌해지거나, 갑자기 걷기 힘들고 균형 잡기 힘들거나, 갑자기 심하게 어지럽고 망치로 머리를 때리는 것 같은 심각한 두통이 생기면 뇌졸중을 의심해 즉시 급성 뇌졸중 치료가 가능한 큰 병원으로 가야 한다.
이런 증상이 잠깐 나타났다가 없어지기를 반복하기에 스트레스나 피로로 인한 현상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쉽다. 게다가 뇌졸중은 50세 이후에 대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 같은 전조 증상이 30~40대에 나타난다면 알아채기 쉽지 않다.
권순억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동맥경화증으로 혈관이 막히는 과정은 오랜 시간 천천히 이뤄진다”며 “환자가 알아챌 수 있는 뇌졸중의 전조 증상은 동맥의 지름이 정상보다 50% 이상 좁아지고 나서야 나타난다”고 했다.
따라서 갑자기 발생하는 두통과 어지럼증을 비롯해 팔다리가 무뎌지거나 안면 마비 및 눈이 침침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뇌졸중을 의심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뇌졸중이 발생했다면 빠른 치료가 생명을 건진다. 발생 후 시간이 흐를수록 뇌 손상이 계속 진행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60분 이내에 대처했을 때 경과가 가장 좋고 최근에는 골든 타임(4.5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하면 정맥 내 혈전 용해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골든 타임이 지났더라도 6시간 이내 동맥 내 혈전 제거술을 받으면 뇌경색 악화와 후유증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
장경술 교수는 “뇌졸중 증상 발현 시 혈액순환을 돕는다며 손과 다리를 주물러 주기도 하는데 오히려 병을 악화할 수 있기에 의료진이 도착할 때까지 최대한 가만히 올바른 자세로 눕혀 두는 것이 좋다”고 했다. 다만 의식에 변화가 없는지 살펴보고 경련을 일으킨다면 고개를 옆으로 돌려 토사물이 기도로 넘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뇌졸중 예방을 위해 혈관을 망가뜨리는 담배는 무조건 끊어야 한다. 음식은 싱겁게 먹고,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는 것이 좋다. 특히 뇌졸중 위험 인자의 하나인 고혈압을 조절하는 데 효과가 있는 칼륨이 많은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한다. 고혈압을 개선하는 운동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수영ㆍ속보ㆍ조깅 등 유산소운동을 하루에 30분 정도 매일 꾸준히 한다.
조경희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졸중 예방은 생활에서 시작해야 한다”며 “뇌졸중 위험 요인인 당뇨병ㆍ고혈압 환자나 가족력이 있거나, 고령자 등은 건강한 식습관으로 혈당과 혈압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F(Face Dropping): 한쪽 얼굴이 떨리고 마비된다.
▷A(Arm Weakness): 팔다리 힘이 없고 감각이 무뎌진다.
▷S(Speech Difficulty): 말할 때 발음이 이상하다.
▷T(Time to call 119): 증상이 생기면 바로 119로 전화한다.
① 갑자기 한쪽 얼굴이나 팔다리에 힘이 없고 감각이 무뎌진다.
② 말할 때 발음이 이상하다.
③ 말을 잘 못하거나 다른 사람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④ 갑자기 심하게 어지럽고 술 취한 사람처럼 걸으며 한쪽으로 쓰러진다.
⑤ 갑자기 한쪽이 잘 안보이거나 둘로 겹쳐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