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이 또 한번 ‘미러클(기적)’을 일궈냈다.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5위였던 순위를 3위로 두 계단이나 끌어올리며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5전3승제)에 직행했다.
두산은 30일 잠실 키움전에서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의 8이닝 2피안타 무4사구 5탈삼진 무실점 역투에 힘입어 2-0으로 이겼다. 알칸타라는 6회초 2사까지 퍼펙트 피칭을 이어가는 등 압도적인 피칭으로 20승(2패)을 달성하며 다승왕에 올랐다. 두산에서는 2018년 세스 후랭코프(18승3패), 2019년 조쉬 린드블럼(20승3패)에 이어 3년 연속 다승왕 타이틀을 가져갔다. 대망의 200안타에 도전했던 두산 호세 페르난데스는 안타 1개를 추가하는데 그쳐 최종 199개로 마무리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5위였던 두산은 79승4무61패, 승률 564를 기록하며 4위 키움(80승1무63패ㆍ승률 0.559)을 5위로 밀어냈다. 여기에 같은 날 인천에서 3위 LG가 9위 SK에 2-3으로 덜미를 잡히면서 두산은 LG(79승4무61패)와 동률을 이뤘고, 상대 전적에서 9승1무6패로 두산이 앞서 3위 자리를 꿰찼다. 4위로 내려앉은 LG는 11월1일 잠실구장에서 5위 키움과 와일드카드 결정전(최대 2경기)을 치르게 됐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은 지난해에도 정규시즌 최종일에 프로야구 역대 최다 격차인 9경기 차를 뒤집고 역전 우승 드라마를 썼다. 두산은 당시 SK와 88승1무55패(승률 0.615)로 동률을 이루고 상대 전적에서 9승7패로 앞서 우승 축포를 터뜨렸다. 프로야구 사상 승차 없이 상대 전적으로 1위를 가린 건 지난 시즌이 처음이었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도전하는 김태형 두산 감독은 “남은 기간 준플레이오프 대비를 잘하겠다”며 “올해도 한국시리즈에 올라 대권에 도전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시즌 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키움은 손혁 전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퇴 등으로 인한 어수선한 분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5위로 시즌을 마쳤다. 키움은 이제 1패를 안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LG와 맞붙는다. 1승을 안고 치르는 LG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1, 2차전 중 1승만 기록하면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 키움은 2경기 모두 승리해야 한다.
KT는 이날 대전 한화전에서 3-4로 졌지만 LG가 패하면서 2위 싸움의 최종 승자가 됐다. 사상 첫 포스트시즌 진출과 플레이오프(5전3승제)에 직행한 KT는 준플레이오프 승자와 내달 9일부터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경기 장소는 수원 KT위즈파크가 아닌 고척스카이돔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추운 날씨 등을 고려해 플레이오프부터 고척서 치르기로 결정했다. 창단 첫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NC가 기다리는 한국시리즈(7전4승제)는 11월17일부터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