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예약 50만명 '아이폰12' 국내 상륙, 흥행기록 다시 쓴다

입력
2020.10.30 10:56
삼성전자는 출고가 인하 등 마케팅 강화로 맞불
"내년 5G 스마트폰 판매량 6억3500만대로 성장"

애플의 첫번째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 '아이폰12'가 국내 정식 출시됐다. 당초 아이폰 출시 첫날에 있었던 긴 대기 행렬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는 볼 수 없지만, 전 세계 출시국마다 흥행 기록을 쓰고 있는 것처럼 국내에서도 '역대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30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부터 시작한 아이폰12 시리즈의 사전 예약 가입자는 40만~50만명에 이른다. 이는 전작인 '아이폰11' 대비 30% 이상 높은 수준이다. 지난 23일 SK텔레콤이 내놓은, 출시일에 아이폰12를 가장 빨리 받는 새벽배송(1,000대)과 당일배송(2,500대) 서비스는 각각 신청 1시간, 3시간만에 마감됐다. 가격은 아이폰12가 109만원부터, 아이폰12 프로는 135만원부터다.

아이폰12의 흥행은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다. 아이폰의 첫 번째 5G 스마트폰이라는 점과 10년 만에 돌아온 직각 디자인으로 출시 전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아이폰X', '아이폰XS' 등 전작 이용자의 교체 주기까지 맞아 떨어졌다. 미국 증권사인 웨드부시는 "향후 12~18개월 이내에 아이폰12로 교체할 잠재 수요가 3억5,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서 이번 예약판매가 아이폰12와 아이폰12 프로 2가지 모델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아이폰12 프로 맥스와 아이폰12 미니가 아직 출시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판매량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갤럭시노트20'으로 3분기 무주공산이었던 고가폰 시장을 장악한 삼성전자도 마케팅 강화로 맞불을 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28일 지난해 출시한 1세대 접는(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폴드'의 출고가를 170만5,000원으로 내렸다. 첫 출시가인 239만8,000원보다 70만원 가량 인하한 것이다. 올 상반기 출시한 '갤럭시Z플립' 역시 첫 출고가 165만원에서 118만8,000원으로 내린 상태다. 이와 함께 올해 삼성전자는 3년 만에 실속형 모델인 '갤럭시S20 FE' 모델까지 선보이면서 라인업을 확대했다. 이 제품은 아이폰12 시리즈 중 가장 싼 아이폰12 미니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에서 출시된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내년도 프리미엄 모델 '갤럭시S21'(가칭)의 출시 일정까지 앞당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당초 2월 공개, 3월 출시 일정을 각각 한 달 가량 당겨 아이폰12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이렇게까지 애플을 견제하는 이유는 5G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2018년 처음으로 5G 서비스가 시작했지만, 미국 등 주요국에서는 올해를 5G 시장의 원년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분석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된 5G 스마트폰은 1,800만대였던 반면 올해는 13배가 넘는 2억5,100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폰12가 5G 시장에 합류하면서 내년 5G 스마트폰 판매량은 6억3,52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12의 출시로 삼성전자와 애플 간의 5G 스마트폰 경쟁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전망"이라며 "각 사가 마케팅 경쟁을 하면서 소비자들은 5G 스마트폰으로 교체하기 좋은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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