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볼보는 새로운 디자인 요소, 그리고 플래그십 세단의 가치를 높이는 ‘체격’과 공간의 여유를 더한 ‘뉴 S90’을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뉴 S90은 기존의 S90이 보유하고 있는 강점을 그대로 계승하면서도 소소한 부분의 개선을 이뤄내며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플래그십 세단으로 아쉽게 느껴졌던 ‘체격’ 부분에서 확실한 개선을 제시할 뿐 아니라 48V 기반의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까지 더하며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그렇게 다시 한 번 마주한 볼보 S90 B5 인스크립션은 어떤 매력과 가치를 제시할 수 있을까?
이전의 볼보 S90은 브랜드의 플래그십 세단이라고는 하지만 ‘직접적인 경쟁’은 다소 어려웠던 차량이었다. 실제 체격에 있어서 내심 아쉬운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뉴 S90은 롱 휠 베이스 사양을 기본으로 삼아, 5,090mm의 전장을 확보했다.
전폭과 전고는 각각 1,880mm와 1,450mm로 기존의 S90과 큰 차이는 없지만, 늘어난 전장과 같이 3,060mm로 늘어난 휠베이스는 상당히 인상적이다. 대신 AWD 방식이 아닌 전륜구동을 택해 공차중량은 1,825kg에 불과하다.
여유롭고 세련된 가치를 품다
새로운 볼보 S90 B5 인스크립션의 디자인은 말 그대로 ‘플래그십 세단의 가치’를 제시할 수 있는 변화를 더했다고 설명할 수 있다.
사실 이미 기존의 S90 역시 수준 높은, 그리고 앞으로 이어지는 ‘브랜드의 디자인 기조’를 보다 효과적으로 제시하는 모습이었지만, 뉴 S90를 위해, 그리고 조금 더 체격이 커진 새로운 변화를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아주 세세한 부분에서의 변화를 더했다.
이를 통해 볼보 S90 B5 인스크립션은 기존의 S90과 공통된 감성을 제시하면서도, 사뭇 다른 ‘원론적인 페이스리프트’를 확실히 이뤄냈다고 설명할 수 있다.
볼보 S90 B5 인스크립션의 전면은 지금까지의 S90이 제시하던 명료한 프론트 그릴과 ‘토르의 망치’로 명명된 독특한 라이팅 시그니처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대신 프론트 그릴의 디테일과 새로운 아이언 마크는 더욱 현대적이고 세련된 가치를 보다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이와 함께 가로로 길게 그려진 크롬 가니시를 품고, 보다 스포티한 감성을 연출할 수 있는 바디킷, 그리고 유려한 보닛에 긴장감을 더하는 선의 연출이 더해져 ‘볼보 S90 B5 인스크립션’의 이미지를 더욱 선명히 제시한다.
이어지는 측면에서는 ‘뉴 S90’의 정체성, 즉, 기존의 S90 대비 한층 늘어난 전장과 휠베이스의 존재감을 제시한다. 기존 모델 대비 2열 도어가 한층 늘어나고, 루프 라인이 더욱 길어졌으나 디자인의 긴장감을 잃지 않은 모습이다. 여기에 볼보 특유의 투-톤 알로이 휠이 시각적인 매력을 더한다.
끝으로 볼보 뉴 S90의 후면 디자인은 기존 모델 대비 더욱 명료하고 선명한 라이팅을 더해 시각적인 매력을 더한다. 여기에 전면과 같이 후면에 길게 이어진 크롬 가니시를 더해 전면 디자인과의 ‘수미상관’을 이뤄냈다. 덧붙여 바디킷 아래쪽으로 머플러 팁을 가려 프리미엄 세단의 정체성을 보다 명확히 제시하는 것 역시 잊지 않았다.
디테일의 가치를 더하는 ‘공간’
볼보 S90 B5 인스크립션의 실내 공간을 처음 본다면 기존의 S90과 달라진 것이 무엇인지 헤아릴 수 없다.
그러한 이유는 무척 단순하다. 볼보 S90의 인테리어 디자인과 그 구성은 이미 높은 완성도와 매력을 갖췄기 때문에 ‘브랜드’는 S90의 인테리어에 대한 손질을 ‘최소한’으로 제한할 수 밖에 없던 것이다.
실제 볼보 S90 B5 인스크립션의 실내 공간을 살펴보면 대시보드의 구성과 색상의 조합, 그리고 스티어링 휠과 계기판 그리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대다수의 요소들이 그대로 유지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변화는 존재한다.
실제 볼보 S90 B5 인스크립션의 실내 공간은 더욱 우수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B&W 사운드 시스템의 디테일을 개선하고, 재즈 클럽의 사운드를 더해 가치를 더욱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이와 함께 오레포스 사의 크리스탈로 다듬어진 기어 시프트 레버를 더해 ‘플래그십 세단의 가치’를 보다 명확히 그려낸다.
실내 공간의 구성은 1열과 2열의 차이가 도드라진다.
1열 공간은 기존의 S90과 다름이 없는 모습이다. 실제 구성 요소 대부분 동일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인체공학적인 시트, 그리고 마사지 기능을 더해 편안함을 높이는 1열 공간은 만족스러운 레그룸과 헤드룸을 통해 ‘E-세그먼트 세단’의 기능을 보다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그러나 2열은 보는 이를 놀라게 한다. 늘어난 전장과 휠베이스가 고스란히 2열 공간의 여유를 위해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도어 개방과 함께 시선을 끄는 넉넉한 레그룸은 플래그십 세단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았으며, 고급스러운 가죽으로 제작된 시트와 소소한 각도 및 조절이 가능한 부분, 그리고 역시 매력적인 마사지 기능이 인상적이다. 여기에 암레스트의 존재감 역시 ‘가치’의 당위성을 제시한다.
한편 적재 공간도 준수하다. 특유의 서스펜션 구조로 넓고 깊은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공간 자체도 무척 깔끔히 다듬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트렁크 공간의 ‘높이’가 다소 제한적일 뿐 아니라 트렁크 상단 부분에 돌출된 요소가 많아 사용 시 유의를 해야 한다는 점은 내심 아쉬운 부분이었다.
기술로 빚어낸 새로운 심장
국내 시장에 데뷔한 볼보 뉴 S90는 크게 엔진의 형태에 따라 하이엔드 사양인 T8 트윈엔진 사양과 B5 사양이 마련되어 있다.
볼보 S90 B5 인스크립션의 보닛 아래에는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이 자리하며 이 엔진은 250마력과 35.7kg.m의 토크를 제시한다. 여기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상황에 따라 10kW의 출력을 제시한다.
변속기는 8단 기어트로닉, 구동 방식은 전륜구동을 적용했다. 이러한 구성을 바탕으로 S90 B5 인스크립션의 정지 상태에서 7.2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할 수 있으며 11.3km/L의 공인 복합 연비를 확보했다.(도심 9.8km/L 고속 13.7km/L)
편안하고, 여유롭게 달리는 볼보 S90 B5 인스크립션
볼보 S90 B5 인스크립션과의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볼보 특유의 세련된, 그리고 특유의 따듯한 고급스러움을 제시해 감성의 만족감을 자아낸다. 여기에 만족스러운 시트, 그리고 고급스러운 사운드 시스템의 매력이 한껏 이목을 집중시키며 ‘드라이빙의 기대감’을 한껏 높이는 모습이다.
게다가 더욱 놀라운 점은 바로 정숙성의 개선에 있다. 사실 이전의 볼보 S90는 가솔린 사양이라 하더라도 소음과 진동이 다소 거센 편이라 ‘정숙성’이 다소 아쉽게 느껴졌던 거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볼보 S90 B5 인스크립션은 기대 이상의 정숙성을 제시하며 ‘차량의 가치’가 더욱 높아졌음을 느끼게 한다.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면 정숙성을 그대로 이어가며 비교적 경쾌한 가속 성능이 느껴진다. 절대적인 기준에서 아주 탁월한 가속 성능은 아니겠지만, 사실 주행 전반에 있어 ‘충분히 만족스러운 움직임’을 느끼게 한다.
실제 차량의 체격이 커졌다고는 하지만 차량의 무게가 1,825kg에 불과하기 때문에 ‘엔진의 부담’이 크지 않으며, 상황에 따라 10kW, 약 13.4마력의 힘이 효과적으로 더해지는 만큼 보다 안정적이고 편안한 주행이 가능했다.
덕분에 추월 가속이나 중고속 영역에서의 주행은 충분히 만족스러웠고, 주행을 하는 내내 ‘여유’를 누릴 수 있었다. 다만 고속에서는 순수하게 엔진의 힘으로만 달려야 했기 때문에 ‘아주 살짝’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다.
8단 기어트로닉의 대응은 무척이나 만족스럽다. 실제 시승 상황에서 마주한 대다수의 주행 환경에서 기본적인 변속 속도나 변속 상황에서의 능숙한 대응 등 전반적인 부분에서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었다.
변속기의 성격은 스포티한 드라이빙, 혹은 절대적으로 편안함에 치중한 셋업이 아니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부족함 없는 모습을 제시하여 운전자의 만족감을 느끼게 한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수동 변속 기능을 갖췄지만, 패들시프트가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차량의 움직임은 생각보다 경쾌하고 능숙하다는 점이다.
덕분에 과거의 볼보, 그리고 이전의 S90을 알고 있다면 ‘사뭇 달라진 모습’에 다소 놀랄 수도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조향 감각, 그리고 조향에 대한 차량의 움직임은 이전의 S90는 물론이고 과거의 볼보와 비교를 하더라도 확실히 가볍게 느껴진다.
특히 차량의 길이가 대폭 늘어난 것을 감안한다면 더욱 가볍고, 경쾌하게 느껴져 주행을 하는 내내 만족스러웠다. 덕분에 볼보를 아직 경험하지 않은 운전자라도 ‘적응의 시간’을 대폭 줄이고, 능숙하게 다룰 수 있도록 했다.
다만 기존의 S90을 경험한 운전자 입장에서는 ‘달라진 체격’이 확실히 느껴진다. 실제 주행을 하는 상황에서 ‘차량이 길어졌다’라는 것이 명확하게 전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주행 템포를 높여 코너를 파고들 때마다 그 길이감이 새삼스럽게 살아나며 소소하게 ‘위화감’을 느끼고, 주행에 조심성을 더하게 되었다.
게다가 사이드 미러에 보이는 차체에 비해, 차량의 차체가 더욱 긴 편이라 유의가 필요하다. 실제 볼보 S90 자체가 뒤로 갈수록 점점 좁아지는 차체를 갖고 있는 만큼, 주행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사이드 미러로 보이는 것 이상의 ‘체격’이 존재함을 머리 속에 새길 필요가 있을 것 같았다.
덧붙여 볼보 S90 B5 인스크립션의 매력들은 분명 돋보였다 주행 상황에서 꾸준히 느껴지는 ‘마사지 시트의 매력’, 그리고 우수한 B&W 사운드 시스템의 매력, 그리고 파일럿 어시스트가 제공하는 편안하고 여유로운 주행의 가치는 분명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충분한 ‘매력 포인트’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좋은점: 플래그십 세단의 가치를 완성하는 체격과 공간의 여유, 그리고 세련된 주행과 기능들
아쉬운점: 체격 확장으로 느껴지는 주행의 질감, 그리고 애매한 포지셔닝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이들을 위한 ‘플래그십 세단’
볼보 S90 B5 인스크립션은 플래그십 세단이라는 가치를 보다 명확히, 그리고 더욱 풍부하게 갖춰진 모습이다. 그러나 이전의 S90이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S90은 분명 매력적인 차량이지만 그런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애매하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더욱 합리적인 비용으로 더욱 높은 가치, 그리고 우수한 만족감을 추구하는 이라고 한다면 볼보 S90 B5 인스크립션이라는 존재는 독일 3사의 차량에 대한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촬영협조: HDC 아이파크몰 용산 / 볼보자동차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