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 팥죽 팔아 12억 기부한 할머니, 코오롱 우정선행상 대상

입력
2020.10.29 15:04
코로나19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 위해 
수상자 직접 찾아가는 시상식 진행


44년간 팥죽을 팔아 모은 돈 12억원을 기부한 김은숙(81)씨가 코오롱그룹 오운문화재단으로부터 '우정선행상' 대상을 받았다.

29일 오운문화재단에 따르면 제20회 우정선행상 시상식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김씨의 팥죽집 인근 주차장에서 열렸다. 오운문화재단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고 수상자를 예우하는 차원에서 올해 시상식은 수상자를 직접 찾아가 온라인 생중계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김씨는 1976년 삼청동에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이라는 팥죽 식당을 차리고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해왔다. 2009년부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매달 50만원씩 기부하다가 해를 거듭할수록 액수를 늘려 월 300만원까지 기부금을 확대했다. 지난해에는 사별한 남편이 남긴 아파트도 팔아 9억원을 기부금으로 내놓는 등 지금까지 사회에 환원한 금액이 12억원을 넘는다.

삼청동을 직접 찾은 이웅열 오운문화재단 이사장은 "어두운 소식만 들리는 요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봉사와 나눔을 실천하는 분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전하며 잠시 잊었던 소중한 가치를 일깨우고 희망을 전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본상은 서울 중랑구의 빈곤층 지원 단체인 '사랑의 샘터 ECB', 29년간 보육원 아이들의 주치의이자 멘토가 돼온 송헌섭(63·전북 익산)씨, 19년 간 학교폭력 피해자 치유에 앞장서왔던 조정실(62·대전 유성구)씨에게 돌아갔다. 시상식은 이들이 오랜 기간 봉사 활동을 펼친 서울 중랑구 면목종합사회복지관, 대전 유성구 해맑음센터, 전북 익산 기독삼애원에서 지난 28일 각각 진행됐다.

우정선행상은 사회의 선행과 미담을 알리고 격려하기 위해 고(故) 이동찬 코오롱그룹 회장의 호인 '우정(牛汀)'을 따 2001년 제정한 상이다. 상금은 대상 5,000만원, 본상 각 3,000만원이다.

윤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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