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집단감염은 n차 감염으로 확산세를 이어가고, 사우나와 학교, 교회 등을 고리로 신규 집단감염은 터져나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이틀 연속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더욱이 정부가 경기 활성화에 방점을 찍고 소비쿠폰 발행을 본격화하면서 이런 확산세에 불을 댕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제로’ 목표는 무리라고 판단,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의 관리’를 목표로 전환했다.
29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125명이 추가돼 누적 2만6,271명으로 증가했다. 주말 검사자 감소 영향에도 불구하고 주초부터 119명 →88명 →103명 →125명 등으로 100명 안팎을 넘나들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1단계로 낮춘 뒤 40명대까지 떨어졌던 일일 확진자는 집단감염을 고리로 계속해 규모를 키우고 있다.
기존 집단감염은 좀처럼 확산세가 잡히지 않고 있다. 경기 용인시 한 골프장에서 열린 모 대학 최고위과정 동문 골프 모임 집단감염은 이날 정오 기준 전날보다 9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51명으로 불어났다. 22일 첫 확진자 이후 참석자와 지인, 가족을 중심으로 바이러스가 전파되고 있는데, 검사 대상이 800여명에 달해 추가 감염도 불가피해 보인다.
용산구 의류업체, 구로구 일가족 집단감염도 접촉자 조사 중 1명씩 추가돼 각각 9명과 44명으로 확진자가 늘었다. 경기 여주시 장애인복지시설, 남양주시 행복해요양원, 경기 광주시 SRC재활병원, 강원 원주시 일가족 집단감염 등에서도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특히 원주 일가족 집단감염은 26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접촉자 조사 중 22명이 추가 확진됐는데, 감염된 가족의 직장이 은행으로 동료 은행원 2명과 방문 고객 2명에게 확산된 것으로 조사됐다.
새로운 집단감염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럭키사우나에서는 26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접촉자 조사 중 16명이 추가 확진돼 17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지표환자(첫 확진자)를 포함한 5명이 함께 사우나 건물에서 식사를 했고, 이 중 3명이 확진된 데 이어 가족과 사우나 종사자 등으로 n차 감염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상원 방대본 위기대응분석관은 "사우나는 실내에 있고 에어로졸(공기 중 떠다니는 입자)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라며 "가능한 사우나 후 긴 대화를 하지 말고 신속하게 자리를 이동해 달라"고 당부했다. 경기 포천시 추산초등학교에서는 26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이날까지 14명이 추가 확진되는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은 바이러스 확산세에 지난 27일까지 최근 2주간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전파가 1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와중에 정부가 문화, 여행, 숙박 등 소비쿠폰을 발행키로 해 외부활동과 접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확산세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방역당국 핵심 관계자는 “세 자릿수 확진자가 나왔다고 비상이라 보긴 힘들고 경각심을 유지하는 선에서 개인의 자유를 확보하는 고민이 필요하다”며 “지난 2~4월에는 코로나19 제로가 목표였고 그게 가능하다고 판단했지만, 지금은 감당 가능한 관리 수준으로 유지하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