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페이스북·트위터 "콘텐츠 규제, 검열 아니다"

입력
2020.10.29 08:29
美 상원 청문회에 IT 공룡 CEO 참석
공화 "보수 콘텐츠에 검열· 규제 편향"
민주 "선거 코 앞에 두고 괴롭힘 목적"

구글·페이스북·트위터 최고경영자(CEO)들이 28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에서 소셜미디어에 부여된 면책 특권(통신품위법 230조)이 유지돼야 한다고 강력하게 목소리를 냈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이 조항에 대해 각각 폐지와 유지를 주장하며 정파 싸움만 되풀이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잭 도시 트위터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이날 상원이 마련한 통신품위법 230조 개정 방향에 대한 화상 청문회에 참석했다. 통신품위법 230조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각종 콘텐츠에 대해서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 면책 특권을 말한다. 이들 기업이 이 조항을 근거로 부적절한 콘텐츠를 삭제하거나 차단하는 등 자율적으로 규제를 해왔다. 그러나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은 이 조항에 대한 개정 논의보다는 이들 기업의 선거와 관련된 잘못된 정보를 규제하는 문제에 대립각을 세웠다고 미 CNN방송이 전했다.

공화당은 IT 기업들이 보수 성향의 콘텐츠에 편향된 잣대를 들이대 검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보수 인사의 게시물들이 삭제되는 등 검열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통신품위법 230조를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선거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시기에 청문회를 열었다며 "일종의 괴롭힘으로 선거 목적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오히려 IT 공룡들이 해로운 콘텐츠를 더욱 강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CEO들은 공화당의 주장에 "콘텐츠 규제가 검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반박했다. 도시 CEO는 트위터가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는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의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트위터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여러 스펙트럼의 채널 중 일부"라고 말했다.

피차이 구글 CEO도 콘텐츠 규제에 "정치적 편견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사업 이익과 사명에 모두 어긋나는 일이 될 것"이라며 "우리가 지역이나 종교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이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5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IT기업이 대선을 앞두고 보수 성향 콘텐츠를 삭제하고 검열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통신품위법 230조를 손 봐 면책 특권을 축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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