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실종 잠수사, 취수구 배관에 빨려 들어간 듯...관로 절단 추진

입력
2020.10.28 19:04
당국, 직경 60㎝ 취수구로 빨려 들어간 것으로 판단
취수구 관로 절단작업 위해 전문 잠수사 수소문
수중작업 중 취수구 흡입밸브 개방 이유 조사 중


대구 가창댐에서 안전진단을 위해 수중탐사를 하다 실종된 잠수사는 수심 10m 깊이의 취수구 배관 속에 끼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구시는 잠수사 작업도중 취수구 흡입 밸브가 열려 있었던 이유를 조사 중이다.

28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1분쯤 대구 달성군 가창면 용계리 가창댐에서 민간업체인 SQ엔지니어링 소속 잠수사 A(45)씨가 실종됐다. 이들은 댐 취수탑 정기 안전진단을 위해 동료 잠수사 1명과 같이 수심 30~40m인 댐 물속으로 내려갔으나 A씨는 나오지 못했다.

실종 당시 보트에는 조종사 1명이 있었고, 동료 잠수사는 안전진단을 마치고 정상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왔으나 "물속에서는 시야가 좋지 않아 사고 상황을 모르겠다"고 진술했다.


현장조사 결과 실종 당시 이곳 취수탑 수심 10m 지점에는 직경 60㎝ 크기의 취수구가 물을 빨아들이고 있어 A 잠수사가 이곳으로 빨려들어갔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가창댐관리사무소 측은 실종 30분 후인 오전 11시30분쯤에서야 취수구 밸브를 잠궜다.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가창댐에는 수심에 따라 여러 개의 취수구가 있으며 이곳으로 유입된 물은 가창정수장으로 공급된다. A 잠수사는 이중 수심 10m 지점의 취수구로 빨려들어가다 관로가 좁아지는 지점에 끼었다는 것이다.

소방당국은 이 취수구에 내시경 형태의 수중카메라를 삽입했으나 관로가 직선이 아니어서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현재 A 잠수사가 취수관로에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가창댐 수위를 10m 이상 낮추거나, 관로를 잘라내야 한다. 이에 따라 소방당국은 서울과 부산 등지에 수중 관로 해체작업이 가능한 전문 잠수사를 찾고 있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이날 70여명의 인력을 동원해 수색작업을 펼쳤으나 해가 지면서 작업을 종료했다. 소방당국은 전문 잠수사가 오는대로 취수구 관로 해체 작업을 펼칠 계획이다.

대구시는 사고 당시 잠수사가 취수탑 부근에서 수중작업을 하는데도 취수구 흡입 밸브가 열려 있었던 이유를 조사 중이다.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A 잠수사가 취수구 관로에 끼었을 것으로 보고 폭이 좁은 지점을 절단할 계획"이라며 "가창댐과 정수사업소, SQ엔지니어링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전준호 기자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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