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 속 어딘가에 10대 중반 시절의 유관순 열사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유관순 열사의 10대 중반 모습이 담겨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이 공개돼 화제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원장 박병희)은 공주시 중동 충남역사박물관에서 '충남인의 100년 전 생활상 특별사진전'을 28일 개막했다.
특별전은 논산 출신으로 언론계에 몸담았던 임연철 박사가 '이야기 사애리시'를 집필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미국 드루대 감리교 문서보관소에서 다량의 충남 관련 사진 자료 등을 입수하면서 마련됐다.
실제 이름이 앨리스 H. 샤프(1871∼1972년)인 사애리시 여사는 천안 병천에 살던 유관순 열사를 공주 영명학교에 입학시키고 서울 이화학당 편입을 주선한 인물이다. 유 열사는 13세이던 1914년 공주 영명학교에 입학했고, 2년 뒤 1916년 이화학당 보통과 3학년에 편입했다.
전시 작품은 1900년대 초반 사애리시 여사를 비롯한 미국 선교사 등이 충남에서 활동하며 촬영한 사진 중 일부다. 임 박사가 드루대 자료 열람 중 휴대폰으로 재촬영한 사진과 연구원이 드루대에서 직접 받은 원본 스캔 디지털 사진 등 120장으로, 대부분 이번 특별전을 통해 일반에 처음 공개됐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은 전시 사진 가운데 1915년 7월 영명학교 여학생과 교사가 함께 찍은 사진에 주목하고 있다. 촬영 시기가 유 열사의 영명학교 재학 시절과 겹치고, 사진 속에 사애리시 여사가 있어 이 사진 속에 유 열사가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단체 사진 중 앞에서 세 번째 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 인물을 유 열사로 추정하고 있다. 다부진 눈매가 유 열사의 수형복을 입은 모습과 닮았다.
박병희 원장은 "1915년은 일반인이 사진을 쉽게 접할 수 없는 시기로, 단체 사진 촬영에 재학생 전원이 참석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며 "마침 이 해는 유 열사가 영명학교에 재학하던 때"라고 말했다.
이어 "수형복을 입은 유 열사의 얼굴과 사진 속 학생들 얼굴을 대조한 결과 '유 열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있다'는 답변을 전문가한테서 들었다"며 "그러나 10대 중반에는 얼굴과 체형 변화가 크기 때문에 두 사진 비교만으로는 특정 인물을 유 열사로 지목하고 공개하기에는 곤란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종료되면 미국 드루대에 연구진을 보내 유 열사의 사진을 추가로 발굴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