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10조원 이상 대기업(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 계열사에 해준 ‘빚 보증’ 규모가 지난해보다 20% 이상 줄었다. 2년안에 해소해야 하는 ‘제한 대상 채무보증’도 완전히 사라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7일 내놓은 '2020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채무보증 현황'에 따르면 이들의 채무보증 총액은 지난해(1,081억원) 대비 20.1%(217억원) 줄어든 864억원으로 집계됐다.
공정거래법상 채무보증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다만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신규 지정되거나, 채무보증이 있는 회사를 계열회사로 편입하는 경우에는 2년간의 유예기간을 준다. 수출입 금융, 민간투자사업 등 일부 예외는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기존에 SK, 카카오, HDC 등이 보유하고 있던 ‘제한 대상’ 채무보증 106억원은 완전히 해소됐다. 농협도 지난해 7월 신규 계열회사를 편입하면서 채무보증 7억원이 생겼는데, 지난 5월 말 조기 해소했다.
제한 대상이 아닌 채무보증을 보유하고 있는 그룹은 GS, KCC, 두산 등 3곳이다. GS그룹은 수출입 제작금융 360억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KCC는 민간투자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를 위해 304억원을, 두산은 해외 건설 계약에 따르는 계약이행보증 193억원을 각각 가지고 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계열사간 채무 보증이 금지된 1998년 이후 채무 보증액은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최근 5년간만 해도 2016년 3,212억원에서 2017년 2,945억원, 2018년 2,678억원 등으로 계속 줄었다.
공정위는 이날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소속된 금융회사들의 의결권 행사 현황도 함께 공개했다. 현재 11개 기업집단 소속 24개 금융ㆍ보험사는 37개 비금융ㆍ보험사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 중 2019년 5월부터 올해 4월 말까지 계열사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한 금융ㆍ보험사는 총 13개다. 이들은 이 기간 74회의 의결권을 행사했다.
공정거래법상 금융ㆍ보험사들은 원칙적으로 계열사 주식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할 수 없다. 다만 보험자산의 효율적 운용을 위해 보험업법에서 인정받았거나, △임원임면 △정관변경 △합병 등의 결의를 할 때 제한적으로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다.
공정위 분석 결과 이 기간동안 행사된 의결권 74회 중 한화투자증권이 의결권 행사 금지 규정을 4차례 위반해 경고 처분을 받았으며, HDC 계열사인 엠엔큐투자파트너스도 마찬가지로 금지 규정을 4회 위반해 시정명령이 내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