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스' 첫 회부터 숨 가쁜 전개...신성록·남규리·이세영 열연

입력
2020.10.27 09:36

'카이로스'가 첫 회부터 숨 가쁜 전개로 안방극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26일 첫 방송된 MBC 새 월화미니시리즈 '카이로스' 1회에서는 성공한 삶을 누리던 신성록(김서진 역)이 어린 딸의 실종으로 아내 남규리(강현채 역)까지 행방불명돼 절망에 빠지면서 안방극장에 충격을 안겼다.

이날 첫 방송에서는 유중건설 최연소 이사직을 거머쥔 김서진(신성록)의 이야기로 시작돼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아내 강현채(남규리)와 딸 김다빈(심혜연)의 안락한 생활을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정작 오붓한 시간을 보낼 여력 없는 가장의 모습이 담긴 것.

강현채는 남편 김서진의 회사에서 주최하는 공연에 참석, 바이올리니스트로 오른 무대에서 화려한 모습으로 성공적인 연주를 마쳤다.

회장의 반응을 살피던 김서진은 딸이 자리를 비운지 알지 못했고, 무대에서 내려온 강현채는 딸이 사라졌다는 베이비시터 정혜경(소희정)의 말에 무너질 듯한 오열을 쏟아냈다.

그런가 하면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한애리(이세영)는 수술비와 생활비를 걱정하면서도 엄마 곽송자(황정민)와 적합한 심장 기증자가 등장했다는 말에 뛸 듯이 기뻐했다. 하지만 상태 악화로 이식 수술은 불발됐고, 고비를 겨우 넘기면서 보는 이들마저 가슴을 쓸어내렸다.

엄마를 잃을까봐 마음 졸였던 한애리는 엄마의 휴대전화로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돌아가신 아빠에게 음성사서함을 남기던 중, 휴대폰을 잃어버린 사실을 깨닫게 됐다. 다음 날이 돼서야 그의 번호로 전화를 걸어온 사람은 다름 아닌 김서진.

두 사람은 도통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한애리는 김서진을 휴대폰을 훔쳐간 파렴치한으로, 김서진은 장난전화로 서로를 오해하기에 이르렀다.

납치범에 대한 단서도 찾지 못한 채 시간만 흘러가고 있을 때, 김서진 앞으로 택배가 배달됐다.

잘린 어린 아이의 손가락에 실종 당일 강현채가 붙여주었던 밴드가 있었던 것. 여기에 경찰은 살아있을 때 생긴 자상일 경우 확인할 수 있는 생활 반응이 나오지 않았으므로 사망으로 판단했다.

신성록과 남규리는 분노하듯 절규하며 아이를 잃은 부모의 심경을 섬세하게 표현해 가슴 아픈 공감을 이끌어냈다.

한편 김서진은 딸의 유괴 사건과 아내 강현채가 투신을 의미하는 음성을 남기고 사라져 삶이 송두리째 나락으로 곤두박질 쳐진 상황.

모든 것이 끝났다 싶을 때 한애리가 “그런데 이 다빈이라는 아이... 내가 봤어요”라며 결정적 제보를 보내면서 새 국면을 맞게 됐다.

10시 33분, 김서진과 한애리는 전화로 연결되며 두 사람의 시간대가 한 달 간격으로 벌어져 있음을 암시해 보는 이들을 소름 돋게 했다.

김서진의 곁을 지나는 호송차에 수의를 입고 있는 한애리가 등장해 커다란 충격을 안기며 몰입감 넘치는 엔딩을 완성했다.

이렇듯 '카이로스'는 첫 회부터 쾌속 전개의 흡입력 있는 스토리를 선사하는가 하면, 감각적인 연출로 독보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뿐만 아니라 현실적 캐릭터를 한 땀 한 땀 살려내는 연기 장인들의 케미스트리가 돋보여 안방극장을 단숨에 빠져들게 했다.

특히 아이를 잃은 참혹함을 생생하게 전달한 신성록과 아픈 엄마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착한 심성을 놓지 않는 캐릭터를 열연한 이세영.

그리고 남규리는 남편에게 아이를 잃어버린 것을 탓하다가도 그저 살아낼 자신이 없다며 투신을 감행하는 현실적인 감정 표현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첫 회 만에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MBC 새 월화미니시리즈 '카이로스'는 27일 오후 9시 20분에 2회가 방송된다.


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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