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암고의 195㎝ 장신 사이드암 이주형(2년)이 위기 순간 마운드에 올라 팀을 구했다.
이주형은 2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48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강릉고와 16강전에서 팀이 6-2로 추격을 당한 5회초 무사 2ㆍ3루에서 선발 윤영철(1년)에 이어 구원 등판해 4.1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쳐 9-3 승리를 이끌었다.
이주형은 첫 두 타자를 내야 땅볼로 연거푸 처리하며 대량 실점 위기를 1점으로 최소화했다. 2사 후엔 상대 김세민(2년)의 라인 드라이브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잡아낸 유격수 양서준(2년)의 호수비 덕분에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6회초에는 선두 타자 노성민(2년)을 유격수 실책으로 내보냈지만 이후 10타자 연속 범타 처리하며 팀의 리드를 지켰다.
이날 승리 투수가 된 이주형은 경기 후 “위기 상황에 나가 부담은 됐지만 첫 타자를 잡고 긴장이 풀렸다”며 “생각보다 공이 나쁘지 않아 잘 풀렸다”고 소감을 밝혔다.
큰 체구에도 오버스로우가 아닌 사이드암으로 던지고 있는 그는 “충암중학교 시절 포수로 입학했는데, 당시 감독님의 권유로 투수로 전향했다”며 “포수를 볼 때도 송구를 하면 스리쿼터로 던졌기 때문에 지금 투구 동작이 편하고 잘 맞는다. 아직까지는 투구 폼을 바꿀 생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주형의 장점은 안정된 제구다. 지난 24일 대구고와 경기에서도 4.1이닝 동안 무4사구 투구를 한 데 이어 이날도 4.1이닝을 무4사구로 던졌다. 직구는 최고 시속 141㎞를 찍은 바 있고, 올해 최고 시속은 139㎞다. 또 직구를 변형한 싱커성 공을 제2의 구종으로 장착했다.
임창용을 롤모델로 꼽은 이주형은 “전성기 시절 시속 160㎞ 빠른 공을 던지는 게 멋있었다”며 “나 역시 볼 스피드를 더 끌어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2학년 위주로 전국 대회를 처음 치르고 있는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우승까지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