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청와대와 국민의힘 간 때아닌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이날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난 자리에서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한 10가지 질문 관련 답변을 아직도 받지 못했다고 따지자, 더불어민주당이 “답변서가 전달되지 못한 것은 주 원내대표 때문”이라고 대신 반박하면서다.
최 수석과 주 원내대표간 이날 회동은 전날 최 수석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회동에서 최 수석은 “7월에 주신 공개질의에 대한 입장을 말할 기회를 가지면 좋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의 시정연설 직전 각종 현안과 관련한 10가지 질문을 청와대에 전달하고, 이에 대한 답변을 지속적으로 요청했다.
이날 회동에서도 주 원내대표는 “대통령께서 지난 질의에 100일이 지나도록 아무 답이 없다. 대단히 무시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답해달라”며 ‘다시 대통령에게 드리는 10가지 질문’을 담은 서신을 최 수석에게 전달했다. △월성 1호기 폐쇄 △추미애 법무장관 문제 △라임ㆍ옵티머스 특검 △북핵 확산 저지의 레드라인을 넘은 상황 △낙하산 인사 등에 관한 것이라고 주 원내대표 측은 설명했다. 주 원내대표는 다만 “자주 만나면 소통 문제가 해결될 테니, 여야정 협의체를 통해 자주 만나 협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최 수석은 “(주 원내대표의 질의가) 서면으로 묻고 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대통령께서 시정연설을 하러 오게 되면 보통 원내대표 회동도 따로 하니 말씀을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회동 이후 문 대통령의 불통을 비판한 주 원내대표 발언이 알려지자, 민주당이 최 수석을 대신해 반박에 나섰다. 민주당은 알림 문자를 통해 “최 수석이 10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서를 가지고 왔으나, 비공개 일정을 주 원내대표가 일방적으로 공개로 전환해 답변서를 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한다”고 밝혔다. 실제 최 수석이 답변서를 들고 있는 모습이 이날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배현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언론사 사진 속에 표지만 공개된 '대통령 답신'이라는 종이 뭉치가 다급히 출력한 것인지 표지 뿐인 문서인지조차 알 수 없는 의아한 상황"이라며 "청와대 모레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앞두고 '제1야당과 소통은 노력했'는 식의 얕은 수, 뻔한 쇼를 해보려 한 것이 아니길 바란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