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자니 멀고, 버스를 타자니 오래 기다려야 하거나 노선이 너무 돌아가고, 택시비는 부담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고 있을 법한 이 고민들을 인천 영종도에서는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승객이 원하는 버스정류장으로 '버스'를 호출해 가고 싶은 목적지 근처의 버스정류장까지 이동하는, 수요응답형 버스 서비스 ‘I-MOD(Incheon-Mobility On Demandㆍ아이모드) 버스’가 26일 본격 운행을 시작했다. 인천시가 현대차 컨소시엄과 함께 구축한 신개념 서비스로, 버스정거장에만 정차를 하되, 정해진 노선은 없는, 택시와 버스 중간 형태의 대중교통 서비스다.
공식 운행 첫날이라 그런지 ‘버스’는 생각보다 빨리 잡혔다. 공항철도 운서역사를 벗어나면서 운서역 버스정류장으로 호출했는데, 아이모드 버스는 기자보다 먼저 정거장에 도착해 대기하고 있었다. 배차에 걸린 시간은 2분. ‘평균대기시간 5분’으로 안내받았지만, ‘운 좋게’ 근처에 버스가 있었던 덕분이다. 호출 때 입력한 목적지는 11㎞ 떨어진 인천공항 인근의 정부합동청사.
말쑥하게 칠해진 버스로 다가서니 출입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승차 발판이 쑥 밀려 나와 어린 아이도 승차에 문제없겠다 싶다. 결제는 교통카드 대신 버스 호출 때 생성된 QR코드 탑승권을 스캐너에 갖다 대는 것으로 이뤄졌다. 카카오택시처럼 차 종류(등급)를 고르고 말고 할 것도 없어 호출도 간편했고, 안전한 버스정류장에서 타고 내리니 택시보다 안전했다.
버스는 그로부터 15분 뒤 목적지에 도착했다. 택시와 사실상 같은 속도로 달린 셈이다. 이 거리를 일반 노선 버스로 달릴 경우 30분(1,250원), 공항철도 26분(도보이동 포함ㆍ900원)이 걸린다. 일반 택시(14분)로는 1만원 남짓한 돈이 드는 구간이지만, 기자가 앱으로 '결제'한 돈은 2,200원에 불과했다.(운행시작 기념으로 이번주까지 무료 운행이라 다시 돌려 받았다) 버스 기사 전승수씨는 “오전에도 다섯 분을 공항과 호텔로 모셨는데 시범운영 당시 이 버스를 이용해본 분들이었다”며 “이용객이 앞으로 많이 늘 것 같다”고 했다. 모르는 사람은 모르고 살아도, 한번 이용해 본 사람은 또 찾을 수밖에 없는 서비스라는 것이다.
이날 운행을 시작한 아이모드 버스는 모두 8대. 매일 오전 5시 30분부터 오후 11시 30분까지(마지막 호출은 11시) 운행한다. 기본요금(1,800원, 7㎞)에 1㎞마다 100원의 운임이 추가된다. 16인승으로 출고된 버스지만 안전 등 문제로 10명까지 탑승할 수 있으며 1명이 호출할 때 6명까지 예약이 가능하다. 인천시는 앞서 두 달간 시범운영을 통해 자신감을 쌓았다. 한 관계자는 “영종도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송도국제도시와 남동국가산업단지, 2022년 검단신도시·계양구 계양1동 등지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것”이라며 “버스 노선이 없거나 대기 시간이 긴 인천의 대중교통 사각 지역이 획기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