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후 사망 48명…질병청 "작년 7일 내 고령 사망 1500명"

입력
2020.10.24 16:19
정은경 청장 "사인과 백신 인과성 매우 낮아..접종 지속"
"접종 7일내 사망 지난해 1,500명선...접종과 상관없어"



독감(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24일 기준 48명이 발생했다. 전날 오후 1시 기준 36명보다 12명이 늘어났다. 백신 이상반응 신고도 1,154건으로 전날보다 365건 증가했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이들 사망 사례와 독감백신의 인과성이 매우 낮은 만큼 예방 접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4일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사업 관련 긴급 브리핑에서 백신 접종후 사망 신고 사례와 관련해 예방접종피해조사반과 예방접종전문위윈회 조사 결과를 인용해 “예방접종과의 인과성이 매우 낮다”며 “예방 접종을 지속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질병청은 전문가들로 구성된 예방접종피해조사반 회의를 전날 진행했으며, 이날 오전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개최했다. 이 회의들을 통해 앞선 사망신고 사례 26건에 대해 부검결과 및 역학조사 등을 논의했다.

질병청이 경찰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20건의 중간 부검 결과를 보면, △심혈관질환 8명 △뇌혈관질환 2명 △기타 3명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7명은 추가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부검을 하지 않은 6명 중 4명은 질병사와 질식사가 각각 3명, 1명이며, 예방접종과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예방접종 피해조사반장인 김중곤 서울의료원 소아청소년과장은 백신 접종과 사인간의 인과관계를 내리는 절차에 대해 "서류와 자료를 통해 검토 후 1차 부검을 실시하고 여기서 결론이 내려지지 않으면 2차 부검이 이뤄진다"며 "26명 가운데 6명은 확실하게 백신 접종과 사인간 관계가 없다고 판단을 내렸고, 20명 역시 백신으로 인한 사망에 이르지 않았다고 1차 결론을 내리고 더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예방접종전문위는 이러한 조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코로나19 유행 상황하에 동시 유행(트윈데믹)에 따른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이 필요하다는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어 “예방접종사업은 일정대로 추진하되, 어르신 예방접종 시에 충분한 예진과 또 예방접종 후에 이상반응을 충분히 관찰하고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하도록 저희에게 권고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독감 백신접종 사망자 신고가 나날이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 정 청장은 "백신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사망사례 보도에서도 예방접종을 맞고 나서 집에서 사망하시거나 하는 분들이 대부분 이상반응으로 인한 사망으로 신고가 되고 있어 신고율이 일단 증가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 청장은 "65세 이상 고령자 중 예방접종 후 7일 이내 사망자 수는 지난해에 확인한 것으로는 1,500명 정도로 추정한다. 이것은 예방접종하고 관련이 없는 사망자의 숫자로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3일까지 1,427만명이 예방접종을 맞은 가운데 이상반응을 보인 사례는 모두 1,154건이 신고됐다. 정 청장은 “아직까지는 예방접종과의 인과성이 확인되지 않은 신고 사례”라며 “유료접종자가 306건, 무료접종자가 848건이며, 이 중에는 국소반응이 177건, 알레르기가 245건, 발열이 204건 그리고 기타 480건”이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상온 노출이나 백색 침전물 발견 등으로 수거ㆍ회수 대상인 백신과 관련한 이상반응 사례신고는 99건이었다.

정 청장은 "올해 인플루엔자 유행 수준은 예년보다 아직은 낮은 상태이고, 유행 시기가 더 늦어질 가능성이 높아 접종을 너무 서두르기보다는 안전한 예방접종을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접종을 하는 분들은 건강상태가 좋은 날 예방접종을 받아달라. 대기하는 중에도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만성질환 또는 알레르기 병력을 반드시 의료인에게 알려달라"며 "접종 후에도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고, 호흡곤란, 두드러기, 심한 현기증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의 진료를 받아달라"고 덧붙였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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