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가 만성콩팥병까지 앓으면 부정맥의 일종인 심방세동이 생길 위험이 3배 정도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방세동은 심장 윗부분인 심방이 매우 빠르거나 불규칙하게 뛰는 상태를 말한다. 생명에 당장 위협을 주지는 않지만 심방세동이 잦을수록 뇌경색이나 심부전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허남주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신장내과 교수와 스타인허블 미국 스크립스 중개과학연구소 교수 연구팀은 당뇨병 환자 608명을 1년간 추적ㆍ관찰한 결과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심혈관 당뇨병학회지(Cardiovascular Diabet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608명의 당뇨병 환자에게 심전도 패치를 가슴에 붙이고 2주간 모니터링을 2회 시행한 후 1년간 추적 관찰해보니 19명에게서 심방세동이 새로 발생했다.
연구팀은 만성콩팥병이 심방세동을 증가시키는지 알아보고자 대상자를 만성콩팥병이 있는 군과 없는 군으로 나누고 심방세동 발생을 비교했다. 만성콩팥병을 가진 연구 대상자 96명 가운데 7명(7.3%)에서, 만성콩팥병의 없는 연구 대상자 512명 중 12명(2.3%)에게서 심방세동이 발생했다. 만성콩팥병이 있으면 없을 때보다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3.1배나 높았다.
심방세동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위험인자(나이, 성별, 고혈압)를 교정하더라도 만성콩팥병이 심방세동 발생 위험을 의미있게 증가시켰다.
특히 심방세동이 발생한 19명 환자 가운데 2명에서만 아주 경미한 증상이 있었고, 나머지 환자들은 아무 증상이 없었다.
허 교수는 “심방세동이나 부정맥이 새로 발생해도 특이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당뇨병과 만성콩팥병을 동시에 앓는 환자처럼 부정맥 위험이 높은 사람은 증상이 없어도 심방세동 발생을 확인하기 위해 모바일 심전도 등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심전도를 살피는 것이 좋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