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기자증으로 국회를 드나든 삼성전자 전직 임원을 국회가 경찰에 고발했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
국회 사무처는 23일 “국회 출입기자증으로 대관 업무를 수행한 당사자에 대해 형법상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137조), 공문서부정행사(제230조), 건조물침입(제319조) 혐의로 어제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임원이 출입증을 사실상 위조한 것을 삼성전자가 묵인ㆍ방조 혹은 지시하지 않았는지도 수사에 맡기기로 했다. 국회는 “소속 임직원이 기업 정보수집과 민원 활동을 위한 업무 목적으로 국회 출입기자증을 부정하게 활용한 것에 대한 책임이 삼성전자에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의 이 같은 조치는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난 지 16일만이다. 이달 7일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국회 출입을 위해서는 방문하는 의원실의 확인이 필요한데, 삼성 임원은 확인 없이 의원실로 매일 찾아왔다”며 “출입 경위를 알아봤더니 한 언론사의 기자출입증을 갖고 들어온 것이었다”고 폭로했다.
삼성전자는 즉각 사과했다. 삼성전자는 13일 국회 출입 임직원에 대해 특별 감사를 실시한 결과 대관 담당 상무 A씨를 포함한 3명이 출입 절차를 위반했다고 인정하고, 관련자 징계를 약속했다. A씨는 사표를 냈다. A씨는 국민의힘에서 2014년까지 근무한 당직자 출신이다.
류 의원은 23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대기업이 1인 언론사를 앞세워 로비를 해 온 것에 대한 국회 차원의 전수 조사가 필요하다”며 “논란 이후 삼성에서 사과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왔지만, 책임자가 아닌 상무의 사과여서 진정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국회 사무처 자체 조사 결과, A씨가 재직 중이라고 밝힌 언론사 ‘코리아뉴스팩토리’는 A씨가 운영하는 사실상 1인 언론사로 드러났다. ‘코리아뉴스팩토리’ 사이트는 폐쇄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