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코로나 하루 사망자 또다시 1000명 넘어

입력
2020.10.2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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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 사망자 지난달 15일 이후 최대치
오하이오ㆍ노스다코타 등 美 전역 확산세 심각
FDA승인 렘데시비르, 확산세 막는 구원 투수 될까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가을 재확산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확산세가 '쓰나미'처럼 몰려 올 것으로 우려되는 겨울철을 앞두고 첫 코로나19 치료제가 미국에서 정식 승인됐다. 현재 유일한 치료제로 평가받는 렘데시비르가 미국 내 급격히 번져가는 코로나19 확산세를 저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미국의 코로나19 일일 사망자는1,224명으로 지난달 15일(1,288명) 이후 한 달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규 확진자 또한 미 전역 31개 주(州)에서 지난주보다 10% 이상 증가해 사망자 수는 더욱 늘어나리라는 전망이다. 통상 코로나19 신규 환자와 입원 환자가 늘어나면 2∼3주의 시차를 두고 사망자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오하이오주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장 많은 2,366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했다. 15일 2,178건, 17일 2,234건을 기록한 데에 이어 일주일 사이에 세 차례나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인구당 확진자 수로 따지면 노스다코타주가 가장 높다. 노스다코타주는 인구 10만명 당 신규 환자 수가 하루 평균 101명씩 발생했다. 한때 감염병 사태에 가장 준비가 잘 된 지역 중 하나로 꼽혔지만 이 지역 의료기관들은 중증 치료 시설 및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주 보건당국은 인력 부족을 이유로 추적 작업을 일시 중단했다. 관리들이 감염자의 접촉자를 추적하는 대신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들이 직접 접촉자와 연락해 조치를 취하게 하는 지침을 준비 중이다. 노스다코타주에 인접한 사우스다코타주의 인구 10만명 당 신규 환자 수도 노스다코타주 다음으로 많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의 겨울 대유행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는 호흡기 바이러스 질환으로 계절성 독감과 마찬가지로 겨울이 되면 다시 확산세가 거세질 수 있다. 미국 본토보다 먼저 겨울을 맞이한 알래스카주의 경우 지난주 평균보다 35% 증가한 하루 208건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겨울은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은 ‘라니냐’ 현상으로 인해 예년보다 빠른 추위가 찾아올 예정이다.

겨울 대유행을 앞두고 미 식품의약국(FDA)은 22일 항바이러스제인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입원 환자 치료에 쓰도록 정식 허가를 내렸다. 지난 5월 FDA로부터 긴급 사용 승인을 받은 지 5개월 만이다. 렘데시비르는 본래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미 국립보건원의 연구 결과 코로나19 환자의 입원 기간을 5일 정도 줄여주는 효과가 확인된 뒤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다. FDA에 따르면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 입원 환자 중 12세 이상, 몸무게 40㎏ 이상에 한해 사용 가능하다. 다만 세계보건기구(WHO)는 렘데시비르에 대해 중환자 입원 기간이나 사망률에 대한 유의미한 감소 효과 확증은 부족하다고 밝힌 바 있다.

장채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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