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뱅크 한 지역 대리점이 고객의 차량 휠을 고의로 훼손하고 교체를 권유해 부당한 수익을 올린 것이 사실로 드러나자, 유사한 피해 의심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22일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서 회원 A씨는 "저도 당한 듯하다"라며 "타이어 상태 교체를 하러 충청의 한 영업점에 방문했는데 갑자기 휠 이야기를 하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 휠을 밸런스 장비에 돌리며 '지금 안 바꾸시면 큰일난다'고 해 마지못해 바꿨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회원 B씨 역시 "아내 차 타이어를 교체하러 방문해 교체 도중 영업점 직원이 파손된 타이어 휠을 보여주며 '가족이 위험하다, 이러다가 큰사고 난다'고 해 거절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바꾸고 나서 아내에게 그 전에 이상한 느낌 없었냐고 물었지만 없었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회원들은 "유사한 형태의 피해 의심 사례가 전국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430여개 달하는 영업점 전수조사를 해 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한 영업점만의 문제가 아니며 타이어뱅크의 독특한 영업 구조 때문에 생긴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각 영업점은 본사와 위ㆍ수탁 계약을 맺고 개인사업자로 운영을 하며, 본사와 영업점 사이에는 다리 역할을 하는 사업주연합회를 두고 있다. 사업주연합회는 겉으로 보면 점주들의 이익단체처럼 보이지만 본사에 개인사업자를 추천할 수 있는 영향력을 행사하며 이를 무기로 점주들에게 매출 압박을 한다는 것이다.
타이어업계에서 9년째 종사하고 있다는 C씨는 '보배드림'에 "본사의 간섭으로 인해 점장들이 매출 올리기에 미쳤고, 매출을 못 올리면 점장이 잘리고 다른 매장으로 기사가 간다"며 "매출에 미치다 보니 점검하는 척 멀쩡한 타이어에 구멍내는 건 기본, 휠에다가 우레탄 망치질해서 휘게 하기, 타이어가 다 닳았다고 사고난다고 겁주기 등이 벌어진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본사-개인사업자 간 임대구조이지만 점장의 권한은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2018년 타이어뱅크에서는 본사 각 점포에 판매량을 강제 할당하는 '물량 밀어내기'가 벌어졌고, 할당량을 못 채우면 인사 조처를 당했다는 폭로가 나와 논란이 벌어진 바 있다.
이번 논란은 전날 '보배드림'에 '타이어뱅크를 고발합니다'란 제목의 글과 블랙박스 영상이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한 지역 대리점에서 "자동차 휠이 크게 훼손돼 있었다"며 안전을 이유로 교체를 권유했는데, 나중에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해보니 영업점 사업주가 스패너 등 공구를 이용해 휠을 고의로 훼손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찍혀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논란이 확산하자 타이어뱅크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타이어뱅크를 믿고 찾아주신 고객들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사실 관계를 확인한 결과 사업주가 고의로 휠을 파손한 점을 확인했고, 즉시 가맹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이어 "해당 사업주가 고객에 대한 피해 보상을 진행하지 않을 시 본사에서 직접 사과하고 피해 보상을 실시하겠다"며 "추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가맹사업주들에게 지속적으로 교육을 강화하고 재발방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해당 차주는 사업주와 직원을 상대로 광주서부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