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 교촌에프앤비가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들어간다. 지금까지 할리스커피, 미스터피자, 맘스터치 등의 운영사가 우회상장한 적은 있지만, 프랜차이즈 업체가 직접 상장한 경우는 없었다. 교촌은 전문 경영인 체제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사업과 성장이 가능하다는 청사진을 제시하며 직상장에 도전한다. 상장에 성공하면 프랜차이즈 업체의 유가증권시장 직상장 1호 사례가 되는 가운데, 교촌은 견고한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을 기반으로 가정간편식(HMR), 건강식품 등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며 글로벌 종합 식품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2일 유튜브 생중계로 열린 교촌 기업공개(IPO) 설명회에서 소진세 교촌 회장은 "지난 30년간 맛과 품질을 유지해 온 치킨 가맹 사업을 지속 성장시키면서, 가공식품과 소스 등을 활용한 신사업 확대, 온라인 플랫폼 구축 등을 추진할 것"이라며 "상장은 종합 식품 기업으로 도약하는 제2 성장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촌의 성장은 1인 가구 증가와 외식의 보편화, 배달 시장 성장 등이 맞물린 결과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통계청 따르면 외식시장 규모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8.5% 늘었고, 외식 프랜차이즈는 10.9%씩 증가했다. 프랜차이즈 시장(규모 30조원) 안에서도 치킨 시장이 4조2,000억원으로 한식(8조7,000억원)에 이어 2위다. 꾸준한 시장 확대 덕에 교촌은 지난해 연매출 3,801억원을 기록, 5년 동안 연평균 11.9%씩 성장해왔다. 올 상반기 매출은 2,1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8% 늘었고, 영업이익은 153억원으로 3.8% 증가했다.
다만 업계는 외식 시장의 특성상 정보기술(IT)이나 바이오 시장처럼 기술과 환경 변화에 따른 고속 성장이 힘들다고 평가한다. 치킨 시장에 기대는 사업모델로는 지속 성장에 큰 기대를 걸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소비자와 직접 연결되기보다는 배달의민족 등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연결 비중이 높아 고객 구매 패턴 등 핵심 데이터 확보에 한계가 있다. 매장이나 배달 앱 외에 판매 채널을 다각화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신규 식품 사업 및 브랜드 개척, 해외 진출 확대 등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이에 교촌은 닭고기를 활용한 가정간편식(HMR) 사업을 추진하고 자체 주문 앱을 고도화한 뒤 12월 다시 열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교촌 상품을 모아 파는 온라인몰 '교촌몰'도 개설한다. 닭가슴살을 활용한 반려동물용 사료, 건강기능식품과 조미 소재 등 고부가가치 사업 진출 계획도 내놨다. 현재 6개에 머물고 있는 해외 진출 국가 수를 중동, 대만, 터키, 호주 등 25개로 늘리고, 해외 매장도 230여개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황학수 교촌 사장은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이긴 하지만 시장점유율이 15~20%로 압도적이진 않다"며 "앞으로는 해수욕장, 휴게소 등 특수상권 중심의 가맹점 확대, 플랫폼과 식품ㆍ소스 기술력을 활용한 신성장동력 창출, 해외시장 공략 본격화, 연구개발(R&D) 역량 확대 등으로 지속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