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롭고 풍요로운 광주.'
이용섭 광주시장이 2018년 7월 취임하면서 내걸었던 민선 7기 광주시정 캐치프레이즈다. '의향(義鄕)' 광주를 경제적으로도 넉넉한 도시로 만들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실제 이 시장은 지난해 1월 첫 화요 간부회의에서 "민선 7기 공약과 정책들을 본격 시행해, 올해를 정의롭고 풍요로운 광주시대를 여는 원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력 주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20일 광주시의회 제293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선 이 시장의 시정 목표가 도마에 올랐다. 이 시장이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지역의 저성장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큰소리를 쳤지만 임기 반환점을 넘긴 현 시점에서 나타난 각종 경제 지표는 구호와 정반대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시정 구호가 '이용섭호(號)' 정책 색깔을 드러내지 못하고 말 그대로 단순히 남의 주의를 끌기 위한 문구로 전락하는 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날 정순애(서구 2) 시의원은 시정 질문을 통해 "이 시장이 정의롭고 풍요로운 광주를 만들어 사람들이 돌아오는 광주를 꿈꿨지만 현실은 반대가 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 의원은 그러면서 갈수록 악화하는 광주의 경제 지표를 그 근거로 들었다. 대표적인 게 고용률인데, 지난해 기준 광주지역 고용률은 59.3%로 전국 평균(61.3%)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면 청년실업률은 2017년 7.5%에서 2018년 8.6%, 지난해 9.7%로 해마다 상승했다. 작년엔 전국 평균(8.9%)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는 전국 7대 특ㆍ광역시 중에서 가장 높았다. 또 2018년 기준 300인 이상 고용 사업체와 종사자도 광주 95개 7만2,892명으로 부산 235개 15만4,318명, 대구 132개 9만7,789명과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문재인 정부 초대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이 시장으로선 영 낯이 서지 않는 대목이다.
이 시장이 '풍요로운 광주'를 만들기 위한 내놓은 공약 사업(전체 223개)도 예산확보난으로 인해 제대로 이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정 의원에 따르면 이 시장이 공약사업을 이행하기 위해 필요한 전체 예산은 13조5,000여원.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이 시장의 공약사업 예산 확보율은 32.3%(4조3,630여억원)에 그쳤다. 이는 세종특별자치시를 제외하고 7대 광역시 중 꼴찌였다. 이렇다 보니, 옛 전남도청 원형 복원, 국제인권교육센터 건립, 공공 어린이 재활전문병원 유치, 송정역 일대 KTX투자선도지구 개발 등 28개 공약사업(1조3,000억원) 예산은 한 푼도 확보되지 않았다.
이 시장은 이에 대해 "예산 미확보 공약 28개 사업 중 14개 사업은 올해 예산을 확보했다"며 "공약 이행은 선출직인 저의 임무이기 때문에 중앙부처 협력과 지원을 얻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고 연도별 추진 계획에 따라 우선 순위를 정해 예산을 확보하면서 차질없이 이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