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에서도 1100억 사기행각... 주수도 징역 10년 확정

입력
2020.10.20 14:09


수조원대 규모의 다단계 사기 범죄를 저질러 복역 중인 상황에서, 또다시 1,100억원대 사기 범행을 저지른 제이유그룹 회장 주수도(64)씨에게 징역 10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주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하고 444억8,850여만원의 추징을 명령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주씨는 적발 당시 '단군 이래 최대 사기극'으로 불렸던 2조원대 다단계사업 사기 행각의 장본인이다. 그는 2007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중 '옥중 사기'를 벌이다가 재판에 넘겨졌다. 수감 중인 주씨는 2013년 측근들을 이용해 다단계업체 '휴먼리빙'을 운영, 1,329명에게 투자금 명목 등으로 1,137억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주씨는 판매실적에 따라 고액의 특별수당을 지급한다고 속여 물건을 구매하게 한 뒤 수당을 신규 판매원의 투자금으로 돌려막는 수법을 썼다. 주씨는 휴먼리빙에서 빼돌린 회삿돈 11억원, 실체가 없는 가공의 물품대금 31억원을 옥중에서 차명 회사로 송금하기도 했다.

1심은 주씨의 혐의 대부분을 인정하면서 징역 6년을 선고했다. 2심에서는 15억원 상당의 편취 금액이 추가로 인정되면서 징역 10년으로 형량이 늘었다. 2심 재판부는 "주씨는 자신의 잘못을 전혀 뉘우치지 않고, 교도소에 있으면서도 제이유그룹 관련자들을 규합해 재차 범행을 저지르며 재기를 도모했다"며 "구금 외에는 재범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하급심의 판단이 옳다고 봤다.

주씨는 앞선 2조원대 사기 사건에 대해 징역 12년을 확정받았다. 지난해 5월 형이 만료됐지만, 이번 사기 사건으로 구속되면서 아직 복역 중이다.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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