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이동재(35) 전 채널A 기자 재판의 핵심 증인인 채택된 ‘제보자X’ 지모(55)씨가 19일에도 또다시 출석하지 않았다. 지씨는 ‘검언유착 의혹’을 언론에 처음 제보한 인물로, 앞선 재판에도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불출석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는 19일 강요미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기자 등에 대한 4차 공판을 열었다. 재판부가 지씨의 이름을 두 차례 호명했으나, 그가 모습을 끝내 드러내지 않으면서 재판은 10여분 만에 빠르게 마무리됐다.
지씨는 ‘검언유착’ 사건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이철(55ㆍ수감 중)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의 대리인으로, 이 전 기자 등의 협박성 취재 의혹을 언론에 제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판부는 “이번에도 폐문부재(문이 잠겨있고 사람이 없음)로 (소환장이) 송달이 안 됐다”며 “지씨에 대한 소재탐지(위치 파악) 촉탁을 내겠다”고 밝혔다.
이날 지씨의 재판 불출서은 사실 예고돼 있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 불출석 사유서를 공개하며 증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전 기자와의 공모 의혹이 제기된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검찰 수사나, 한 검사장의 증언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이 먼저 법정에서 증언하면, 그 내용을 바탕으로 한 검사장이 혐의를 부인할 가능성이 있어 부당하다는 게 지씨의 주장이다.
재판부는 본 재판이 끝난 뒤, 이 전 기자에 대한 보석심문을 진행했다. 이 전 기자 측은 지난 7일 “이 전 대표의 증인신문은 끝났고, 제보자X는 언제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양복 차림으로 법정에 선 이 전 기자는 이날 “공익 목적에서 취재를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오해가 발생한 것엔 무거운 마음”이라면서도 “저에 관한 증거가 이미 온라인에 나와 있고, 얼굴도 다 알려진 상황이라 증거인멸과 도주우려가 없다는 점을 감안해 달라”고 호소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구속된 이후 사정 변경이 없고, 현재 법정에 출석할 증인이 여러 명 남은 점을 고려하면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면서 보석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