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엄카’ 안 써도 되는 거야? 10대를 위한 ‘카뱅 미니’ 나왔다

입력
2020.10.19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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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14~18세 청소년 230만명 겨냥 서비스

카카오뱅크가 10대 청소년을 위한 ‘카카오뱅크 미니(mini)’를 출시하면서 240만명에 달하는 중ㆍ고생 고객층을 정조준했다. 모바일에 가장 익숙한 세대이면서도 정작 모바일 금융서비스에 접근하지 못했던 세대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뱅크는 19일 10대 청소년을 위한 금융서비스인 카카오뱅크 미니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미니는 만 14~18세 청소년이 가입할 수 있는 선불전자지급 수단이다. 은행 계좌 개설 없이도 카카오뱅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휴대폰 인증과 약관 동의, 비밀번호 생성 과정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청소년은 모바일에 가장 익숙하면서도 그간 모바일 금융거래를 이용하기 어려웠다. 현행법상 비대면으로 은행 계좌를 개설하려 해도 반드시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으로 진위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보호자와 함께 시중은행 영업점을 찾아 주민등록등본 등 서류를 제시하면 계좌 개설은 가능하지만 편의성이 낮아 호응이 적었다.

2017년 카카오뱅크 출범 이후 각종 비대면 은행 서비스가 보편화되는 과정에서도, 정작 청소년은 신분증의 벽에 가로막혀 이런 추세에서 소외돼 왔다. 카카오뱅크가 이런 사각지대를 파고 들며 선불금을 충전해 쓸 수 있는 우회 금융서비스를 내놓은 것이다.

송형근 카카오뱅크 수신팀장은 “앞으로 청소년도 내가 돈을 어디에 얼마나 썼는지, 잔액은 얼마인지 등을 알 수 있고 계획적인 소비 생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미니는 충전금을 이용해 수수료 없이 타행 계좌로 이체할 수 있고, 카카오톡 친구에게 간편이체도 할 수 있다.

온ㆍ오프라인 결제 수단도 제공한다. 미니를 개설하면 5종의 니니즈 캐릭터가 그려진 ‘미니 카드’를 받을 수 있는데, 카카오뱅크 체크카드처럼 전국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수수료 없이 입출금이 가능하고, 청소년 유해업종을 제외한 클린가맹점에서 결제도 할 수 있다.

미니에 보관할 수 있는 금액 한도는 50만원이며, 1일 이용한도는 30만원, 1개월 이용한도는 200만원으로 제한된다.


카카오뱅크의 이번 시도는 미래 고객층 선점 목적이기도 하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14~18세 청소년 수는 약 237만명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모바일 네이티브'인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편리한 금융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뒀다”며 “성년이 되면 기존보다 다양한 거래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자연스레 다른 상품으로 옮길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은 카카오뱅크의 시도에 주목하고 있다. 각 은행 역시 청소년 전용 체크카드를 발급하기도 하고, 유명 아이돌 가수를 홍보모델로 쓰거나 이들의 얼굴이 그려진 통장을 발급하는 등 잠재고객인 청소년 잡기에 적극 나서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간 은행들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간접적인 마케팅을 해왔다면, 카카오뱅크는 보다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10대와의 금융접점을 넓히고 있다”고 평가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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