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가 경기도 국감 전날 국감의 불법성을 제기하면서 내년부터는 거부할 뜻도 내비쳤다. 단어 선택을 놓고 수십분 고민하는 이 지사가 대놓고 국감 거부를 표시한 것은 이미 상당한 마음의 준비를 마쳤다는 의미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이 지사는 18일 자신의 SNS에 ‘근거없는 자치사무 국정감사는 이제 그만해야’라는 글을 올리고 국회는 국정감사 권한 만 있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우리나라는 지방자치를 시행하고 있고, 헌법에 의거하여 선거로 구성되는 지방정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는 지방의회가 한다”면서 “국회는 ‘국정’ 감사 권한이 있을 뿐 지방정부의 자치사무에 대해서는 감사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권한도 없이 독립된 자치지방정부의 자치사무, 심지어 소속 시군구 단체장의 업무추진비까지 감사자료로 요구한다”면서 “시할머니가 며느리 부엌살림 간섭도 모자라 며느리에게 손자며느리 부엌조사까지 요구하는 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분가시켰으면 이제 좀 놓아주면 안되겠습니까? 며칠째 경기도 공무원들은 물론 시군 공무원들까지 요구자료 수 천 건을 준비하느라 잠도 못 자고 있다”면서 “질의사항도 일찍 주는 경우가 거의 없고 전날 밤에야 주거나 심지어 안 주는 경우도 다반사여서, 답변정리나 예상질의 답변서 만드느라 밤새는 것이 일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치 계곡불법점거처럼 수십년 간 위법임을 알면서도 ‘자치사무’에 대한 ‘국정’감사가 반복돼왔으니, 이 점을 알면서도 유별나 보일까 봐 그대로 수용해 왔지만 내년부터는 너무너무 힘들어 하는 우리 공무원들 보호도 할 겸, 법과 원칙이 준수되는 원칙적이고 공정한 세상을 위해 자치사무에 대한 국정감사(자료요구와 질의응답) 사양을 심각하게 고민해봐야겠다”고 밝혔다.
그는 “헌법재판소는 국정감사기관인 국회의 ‘자치정부의 자치사무’에 대한 법적 근거 없는 ‘국정감사’에 대해 어떤 판단을 할 지 궁금하기도 하다”며 글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