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성비염이 집먼지진드기ㆍ바퀴벌레ㆍ누룩곰팡이 등 실내 항원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김지희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팀은 199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20년 새 국내 알레르기성비염 환자의 특성을 비교 분석한 결과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알레르기, 천식, 임상면역학(IF=2.051)’에 최근 실렸다.
알레르기성비염은 알레르기 항원이 코에 들어왔을 때 점막에 염증 반응이 과민하게 나타나 반복적인 재채기, 맑은 콧물, 눈과 코 가려움, 코막힘 등의 증상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급격한 산업ㆍ도시화로 실내에서 지내는 생활환경이 보편화되고, 이로 인해 카펫, 천 소파, 침대 등 집먼지진드기가 서식하기 쉬운 환경이 늘면서 알레르기성비염 환자의 항원이나 증상 등이 변화한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연구팀은 1990년대(1994년)와 2010년대(2010~2014년)에 알레르기성비염을 진단하는 피부단자검사(Skin Prick Test)에서 양성이 나온 환자 각각 1,447명과 3,388명의 특징을 분석했다.
먼저 남성 환자가 여성 환자 대비 1990년대 1.41배에서 2010년대에는 1.78배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대에는 알레르기성비염 환자 가운데 10대 환자가 가장 많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환자 수가 줄어든 반면 2010년대에는 20대 환자가 가장 많고 10ㆍ50대 환자가 뒤를 이었다.
알레르기성비염 환자는 여러 개의 항원을 가지고 있을 때가 많다. 1990년대와 2010년대 모두 여러 항원 중에서도 집먼지진드기를 항원으로 가진 환자가 가장 많았다.
이 비율은 20년 전보다 최근 크게 높아졌는데, 집먼지진드기 가운데 가장 흔한 세로무늬먼지진드기가 항원인 환자는 63%에서 73%로, 큰다리먼지진드기는 67%에서 70%로 높아졌다. 또 바퀴벌레ㆍ누룩곰팡이 등 실내 항원이 원인인 환자의 비중도 3배 이상 증가했다.
알레르기성비염 환자가 느끼는 증상도 20년 전보다 크게 달라졌다. 보통 실내 항원 때문에 더욱 심해진다고 알려진 눈ㆍ코 가려움증과 코막힘 증상이 심한 환자 비율도 각각 9%, 5% 증가했다.
김 교수는 “알레르기성비염으로 진단되면 약물 요법이나 알레르기 항원에 대한 면역력을 기르는 설하면역요법 또는 피하주사면역요법 등으로 증상이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