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행정기관들이 최근 생태계 교란 논란이 일고 있는 핑크뮬리를 제거 또는 교체하기로 했다.
16일 제주시와 서귀포시 등 양 행정시에 따르면 공공기관들이 도내에 식재한 핑크뮬리 면적은 약 2,313㎡다. 이 중 제주시 용담2동 도령마루에 심은 핑크뮬리 330.5㎡는 지난 13일 제거를 완료했다. 제주시는 또 아라동주민센터가 심은 991.7㎡ 규모의 핑크뮬리도 다른 식종으로 교체할 것을 권고했다. 서귀포시도 안덕면사무소가 식재한 991.7㎡ 규모의 핑크뮬리를 다른 식종으로 교체하도록 했다. 이들 핑크뮬리는 위해식물 2등급 판정을 받기 전에 행정기관들이 심은 것들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생태계 위해성 평가를 통해 핑크뮬리를 생태계 교란 식물 다음 단계인 위해식물 2등급으로 분류했다. 위해식물 2등급은 당장 끼치는 위해성은 보통이지만, 향후 위해성 여부가 지속적으로 관찰돼야 함을 뜻한다. 우리말로는 '분홍쥐꼬리새'인 핑크뮬리의 원산지는 미국이다. 국내에는 2014년 제주의 한 생태공원에서 심으면서 처음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분홍색 갈대밭' 핑크뮬리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촬영용으로 전국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핑크뮬리는 전국 37개 시민공원과 개인 농장 등에서 최소 10만422㎡ 규모로 식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축구 경기장 14개 규모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1만9,869㎡로 가장 많았고 제주(1만4,600㎡)ㆍ전북(1만3,120㎡)ㆍ부산(1만2,583㎡)ㆍ경북(1만1,449㎡) 순이다.
시 관계자는 “우선 행정기관에서 식재한 핑크뮬리는 제거 또는 교체할 예정이지만, 아직은 민간이나 관광지들이 심은 핑크뮬리까지 강제로 제거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