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8월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화웨이와의 격차를 벌리며 1위를 차지했다. 반중 정서가 인도 등 주요 시장에 확산되면서 화웨이의 점유율은 크게 하락했다.
16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8월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2%를 기록, 1위 자리를 지켰다. 지난 4월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 자리에 오른 화웨이는 5%포인트 떨어진 16%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포인트 올랐다.
화웨이는 2분기 중국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먼저 회복세를 보이면서 삼성전자 자리를 위협했다. 특히 미ㆍ중 무역분쟁의 반발심으로 중국 내 '애국 소비'가 집중되면서 지난 4월 사상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판매량을 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6월 인도와 중국 간 국경 분쟁을 시작으로 인도에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며 삼성전자에게 기회가 왔다. 2017년 9월 처음으로 중국 샤오미에게 1위 자리를 내준 삼성전자는 6~8월 판매 호조로 3개월 연속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스마트폰의 온라인 채널 판매를 집중 강화하는 동시에 인도 소비자 맞춤형 판매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인도와 중국 간 갈등이 극심해지면서 인도에선 당분간 '중국산 불매 운동' 분위기가 이어질 조짐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불매운동이 연말까지 지속될 경우 중국 업체의 인도시장 점유율이 최대 9%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수출 제재로 화웨이의 스마트폰 핵심 부품 수급 길이 끊긴 것도 삼성전자에게 호재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15일 이후 미국 기술과 장비를 사용한 외국산 반도체의 화웨이 공급을 금지하는 내용의 규제를 발표했다. 이에 화웨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D램이나 TSMC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스(AP) 등 스마트폰 부품을 수입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화웨이는 이를 대비해 9월 전까지 핵심 부품 사재기를 벌였지만, 업계에서는 내년 하반기쯤엔 화웨이가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생산을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삼성전자의 내년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올해보다 20% 가량 늘어나나 3억2,000만대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은 신제품이 없는 비수기임에도 8월 점유율 12%를 기록했다. 지난 4월과 같은 수치다.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11'과 올 상반기에 나온 '아이폰SE' 2세대 등으로 시장 점유율을 유지했다. 애플은 지난 13일 첫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인 '아이폰12'를 선보이면서 4분기 본격 점유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강민수 카운터포인트 애널리스트는 "국가 간 지리적 정책과 정치 문제가 스마트폰 시장에 여러모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러한 지역과 부문에서 기회를 잡기 위한 마케팅 활동이 강화될 것이며, 삼성전자, 애플, 샤오미, 오포 같은 제조사들이 가장 큰 혜택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