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코로나 치료제 '끝까지' 자체 개발 성공해야”

입력
2020.10.15 19:40
“개발 속도보다 안전성ㆍ효능이 더 중요…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능력도”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ㆍ백신 개발과 관련해 “(국내) 개발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치료제는 올해 안에 본격적인 생산을, 백신은 내년까지 개발 완료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려면서 “정부는 ‘끝까지, 확실히 성공할 때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기 판교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소를 방문해 “이번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 만큼은 설령 다른 나라가 먼저 개발에 성공하고 우리가 수입할 수 있게 된다 하더라도 끝까지 자체 개발을 성공시켜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것은 개발 경험의 축적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고, 또 신종플루 때 경험했던 것처럼 공급 가격의 인하를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극복을 위해 백신과 치료제 개발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라며 “반가운 소식은 세계적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우리나라도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서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치료제 개발과 관련해 우리나라가 국제 경쟁에서 앞서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19건의 약물 재창출 방식의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고, 셀트리온 항체치료제와 GC녹십자사의 혈장치료제가 임상실험 과정을 거치고 있는 사실을 예로 들었다.

우리 국민의 60%에 달하는 총 3,000만명분에 대한 우선 확보를 계획하고 있는 백신 개발과 관련해서도 문 대통령은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안전하고 효능이 우수한 합성항원 백신을 개발하고 있고, 이번 달부터 임상시험에 착수하게 된다”며 “빌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으로부터 개발비를 지원받을 만큼 국제사회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치료제ㆍ백신 개발을 위한 전폭적 지원도 거듭 약속했다. 정부는 당장 기업의 임상시험 비용과 개발비 지원 등에 올해 2100억원, 내년 2600억원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바이러스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공인프라도 갖춰 나갈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국내 거점 병원 3곳과 전국 17개 병원을 연계한 국가 감염병 임상시험센터를 가동해 임상시험을 적극 지원하고, 해외 임상 지원도 범정부 차원에서 해 나갈 것”이라며 “국립감염병연구소, 공공백신 개발ㆍ지원센터, 바이러스기초연구소와 함께 백신 실증 지원 센터 같은 공공 인프라를 확충하여 백신과 치료제 개발과 생산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임상 1상(건강한 피험자를 대상으로 한) 시험 승인을 신청한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소 연구실을 둘러본 뒤 백신ㆍ치료제 개발 등을 위해 전력투구 하고 있는 연구진과 기업 관계자 등의 현장 목소리도 들었다.

문 대통령은 현장 간담회 마무리 발언을 통해 “백신 개발 속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더 중요한 것은 안전성과 효능을 확보하는 것이다. 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능력도 특히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감염병 대응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도, 백신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개발 성공이 필요하다”며 “신종플루 (발병) 당시 녹십자사가 세계에서 11번째로 백신을 개발해, 국내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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