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15일 '보건교사 안은영' 복장을 하고 국회에 나타났다. 정의당은 지난달 7일부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고자 국회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심 의원은 자신의 차례가 되자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의 필요성을 알리고자 안은영 흉내를 냈다.
심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손 팻말과 장난감 칼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심 의원이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 흉내를 선택한 건, 드라마가 법 제정 필요성을 잘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산재 사고, 위험한 산업 현장에서 일어나는 사망 사고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는 법안이다. 사업주가 노동자 보호 의무를 위반해 노동자가 사망할 경우, 3년 이상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상 10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정의당은 제21대 국회에서 이 법안을 1호 법안으로 발의했다.
보건교사 안은영은 넷플릭스 드라마로, 정세랑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주인공 안은영 역할을 맡은 배우 정유미씨는 드라마에서 의사 가운을 입고 장난감 칼을 들고 다닌다. 장난감 칼은 자신에게만 보이는 귀신을 쫓기 위해 쓰는 무기로, 학교를 지키기 위해 칼을 휘두르고 다닌다.
안은영은 공사장 크레인 추락 사고로 학창 시절 자신을 응원해 준 가장 소중한 친구를 잃게 된다. 드라마에선 귀신이 된 친구를 끝까지 보호해 주지 못해 안은영은 슬픔에 잠기지만, 자신이 지켜야 할 사회적 약자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일어선다.
심 의원도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법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고자 한 것이다. 정의당은 전날 이번 행사의 취지에 대해 "최근 며칠 사이에도 노동자들이 추락사로 숨졌다. 작업 현장의 산재 사망은 지금 이 시간에도 끊이지 않고 있다"며 "드라마 속 주인공은 공사장 크레인 추락 사고로 가장 소중한 친구를 잃었다. 우리 곁의 평범한 삶을 지키고, 약자의 삶을 보듬는 또 다른 영웅의 모습이 안은영의 모습"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