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병원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비대면 면회한 게 마지막인데…”
14일 오전 50여 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부산 북구 만덕동 해뜨락요양병원 입구 쪽. 최모(62)씨는 이 병원 직원과 환자가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라 병원으로 달려 왔다. 최씨는 “어머니가 입원한 지 5년 정도 됐는데 고령이라 코로나 감염 때문에 잘못 되실까 봐 마음이 안 좋다”고 말했다. 최씨는 7월 이후 면회 제한 때문에 89세인 어머니와 화상통화만 해오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자 발만 동동 굴렀다.
이날 오전 해뜨락요양병원 주변에는 최씨 외에도 집단 확진 소식을 듣고 달려온 환자 보호자 10여 명이 몰려 있었다. 이들은 병원 내 확진자들이 코로나 치료 전담 병원인 부산의료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혹시나 환자의 얼굴이라도 볼 수 있을까 하는 심정으로 병원 근처에 계속 머물렀다.
7년 전부터 이 요양병원에 어머니를 모신 김모(56)씨는 “뉴스를 보고 오전부터 병원에 계속 전화했는데 연결이 되지 않아 아직 엄마의 확진 여부를 알지 못한 상태”라며 “지난 1월에 뵙고 코로나 때문에 얼굴도 못 뵀는데 이렇게 돌아가시면 안 된다”며 안타까워했다. 김씨는 “병문안을 갔을 때 보니 한 병실에 6명 정도 가 좁은 공간이라 다닥다닥 붙어 있었던 거 같아 너무 불안하다"고 말했다.
병원 앞에 모인 보호자들은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 환자들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아 건강이 갑자기 악화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로 노심초사하는 모습이었다.
병원 측은 확진 검사 결과가 이날 오전에 나와 상당수의 가족에게 양성 판정 결과에 대한 소식을 전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동안 이 병원은 보호자 등의 면회 금지, 근무자 외 주출입문 사용금지 등 방역 관리를 해 왔지만 코로나19 전파를 막지 못했다.
한 집단에서 50명이 넘는 확진 사례가 부산에서 발생하기는 지난 2월 코로나19 첫 확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