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항공이 A380 여객기에서 식사를 제공하는 상품을 판매한 결과 900석 이상이 30분 만에 매진됐다고 싱가포르 언론 스트레이트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대기명단까지 생겼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상품 내용은 단순하다. 창이공항에 주기 중인 여객기에 탄 이후 세 시간 동안 여유롭게 식사를 즐기면 되는데 개인 스크린으로 영화도 볼 수 있다. 가장 저렴한 이코노미는 50싱가포르달러(약 4만2,300원)며 프리미엄 이코노미는 90싱가포르달러(약 7만6,000원), 비즈니스는 300싱가포르달러(약 25만3,400원)이다. 600싱가포르달러(약 50만7600원)를 내면 세계에서 가장 큰 여객기의 가장 화려한 좌석에서 호사스러운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다양한 국가의 메뉴와 페라나칸(Peranakan·중국과 말레이시아의 혼합 문화를 지칭) 음식을 맞춤형으로 제공하며, 각 식사에는 두 잔의 알코올 음료와 무료 음료가 포함되어 있다. 한 살 딸과 함께 일등급 좌석을 끊었다는 에이미 테이(34)씨는 자신을 싱가포르항공의 충성스러운 고객이라고 소개하며 "평생 승객으로 싱가포르항공 퍼스트클래스를 탈 일은 없겠지만 이건 그걸 경험해 볼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행사는 이달 24, 25, 30일과 다음달 1일로 나눠 진행된다. 항공사 측은 레스토랑으로 변신할 A380의 탑승 인원을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원래 좌석 수 471석의 절반 가량으로 제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비를 위해 승무원들은 물론 승객들도 식사 중일 때를 제외하고는 기내에서 항상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단체 인원은 5명으로 제한된다.
앞서 대만에서도 이륙하지 않는 ‘비행기 탑승 체험’ 행사가 열리는가 하면 상공을 한 바퀴 돌고 귀국하는 여행상품도 나와 인기를 끌었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여행에 발이 묶이면서 대리 만족을 위한 상품 수요가 생겨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