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봉황’을 잡아라…‘9억팔’ 장재영, ‘미국 도전’ 나승엽도 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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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3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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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봉황‘이 올해는 가을 야구로 찾아왔다.

16일 서울 목동ㆍ신월구장에서 일제히 막을 올리는 제48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는 국내 유일의 통합 토너먼트 대회이자, 올 시즌 마지막 전국대회다. 그 동안 8월에 개최했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0월에 팡파르를 울린다.

전국 80개 전 고교가 출사표를 던진 48회 봉황대기는 프로야구 신인 지명과 대학교 수시 입학 전형이 끝난 뒤 열리기 때문에 1,2학년 위주로 치열한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프로 구단 스카우트 사이에서는 현재 3학년보다 저학년에 기량이 더 좋은 선수들이 몰렸다는 평가가 돌고 있다.

또한 프로 지명을 받은 3학년 선수들도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봉황대기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키움에 1차 지명을 받고 계약금 9억원 ‘잭팟’을 터뜨린 투수 장재영과 미국 진출을 선언한 야수 나승엽(이상 덕수고)의 프로 데뷔 전 쇼케이스 무대로 관심을 모은다.


장정석 전 키움 감독의 아들로 고교 1학년 때부터 메이저리그의 러브콜을 받았던 장재영은 키 188㎝, 몸무게 92㎏의 뛰어난 신체 조건에 시속 150㎞ 이상의 강속구가 가장 큰 무기로 꼽힌다. 올해 비공식 기록이지만 시속 157㎞까지 구속을 끌어올리며 프로야구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신인 계약금을 받았다. 최고 계약금은 2006년 KIA 신인 투수 한기주(은퇴)의 10억원이다. 고교 야수 최대어로 꼽힌 나승엽은 이번 시즌 21경기에서 타율 0.408 2홈런 27타점 OPS(장타율+출루율) 1.163의 성적표를 남겼다. 신인 1차 지명을 앞두고 미국 진출을 선언했는데도, 롯데가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할 만큼 잠재력이 큰 타자다.


정윤진 덕수고 감독은 “3학년 선수들에게 ‘좀 쉬라’고 했지만 고맙게도 장재영과 나승엽이 ‘우승하고 싶다’면서 꼭 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말했다. 지난달 덕수고 야구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세 명 발생해 자가 격리를 거치는 등 선수단 훈련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정 감독은 “모두 건강하게 완치됐다”며 “짧은 시간이지만 무리를 안 하는 선에서 알차게 훈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6년간 세 차례(2014ㆍ2016ㆍ2019)나 우승하며 유독 봉황대기에 강한 면모를 보였던 디펜딩 챔피언 휘문고는 저학년 위주로 2연패를 노린다. 김영직 휘문고 감독은 “작년 우승 팀이니까 당연히 2연패가 목표”라며 “코로나19 때문에 연습을 많이 못해 선수들이 다칠까 봐 걱정이지만 조건은 모든 팀이 똑같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올해 대통령배 우승, 지난해 봉황대기 준우승을 차지한 강릉고는 롯데의 1차 지명을 받은 특급 에이스 김진욱 없이 2020시즌 2관왕에 도전한다. 최재호 강릉고 감독은 “1, 2학년으로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며 “봉황기라는 큰 대회에서 저학년 선수들이 잘 헤쳐나가길 기대하면서 멋있는 도전을 해보겠다”고 자신했다. 김진욱의 빈 자리는 최지민 엄지민 임경진 조경민 등으로 메울 계획이다.


고교 야구 최대 축제인 봉황대기는 한국일보가 1971년 대회를 창설하면서 지역 예선을 거치지 않는 파격적인 방식을 도입했다. 모든 고교 팀이 제한 없이 출전할 수 있게 되면서 각종 이변이 속출했고, 다른 대회에서는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무명 선수들에겐 선망의 무대가 됐다.

한국일보사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공동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서울시 국민체육진흥공단 코리아타임스 한국스포츠경제 하이원리조트가 후원하는 이번 대회는 32강까지 양 구장에서 나뉘어 치르고, 16강부터는 목동구장에서 '초록 봉황'의 주인공을 가릴 예정이다.


△일시 2020년 10월 16일~11월 2일 △장소 서울 목동구장(16일~11월 2일), 신월구장(16~24일)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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