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 마침내 '메이저 퀸'…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우승

입력
2020.10.12 05:35
29번째 도전 끝 메이저  정복…LPGA 통산 11승째



‘빨간 바지의 승부사’ 김세영(27ㆍ미래에셋)이 처음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 정상에 올랐다.

김세영은 12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뉴타운 스퀘어의 애러니밍크 골프클럽(파70ㆍ6,577야드)에서 열린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총상금 43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7개를 쓸어 담아 7언더파 63타를 기록, 최종합계 14언더파 266타로 우승했다. 최종일 5언더파를 몰아친 2위 박인비(32ㆍKB금융그룹)를 5타 차로 제친 그는 우승 상금 64만 5,000달러(약 7억4,300만원)를 거머쥐었다.

2015년부터 LPGA 투어에서 뛴 김세영의 첫 메이저대회 우승이다. 김세영은 지난해 11월 무려 150만달러(약 17억6,000만원)의 우승상금이 걸린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는데, 이 대회는 메이저 대회가 아니었다. 김세영은 이후 11개월 만에 LPGA 투어 대회 승수를 추가, 통산 11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7언더파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김세영의 경쟁 상대는 챔피언 조의 브룩 헨더슨(23ㆍ캐나다), 안나 노르드크비스트(33ㆍ스웨덴)가 아닌 앞 조에서 경기한 ‘메이저 7승’ 보유자 박인비였다. 세 타 차 4위로 출발한 박인비가 첫 홀(파4)부터 버디로 추격전에 불을 지폈고, 초반 9홀을 마칠 때까지 서로 ‘장군 멍군’으로 응수하며 나란히 보기 없이 3개의 버디를 잡아냈다.

승부는 후반에 갈렸다. 김세영은 13번(파4), 14번(파3) 홀에서 공격적인 핀 공략으로 버디 기회를 만든 뒤 놓치지 않고 타수를 줄여 박인비와의 격차를 4타로 벌리고 첫 메이저 우승을 예감했다. 17번 홀(파3)에서 박인비가 장거리 퍼트를 집어넣으며 막판까지 힘을 냈지만, 김세영의 16∼17번 홀 연속 버디가 결정타가 됐다. 5타 차 선두를 유지한 채 18번 홀(파4)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침착하게 올리고 나서야 김세영은 환한 미소로 바짝 다가온 메이저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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