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전세난 확산... 9월 은행 전세대출 '폭증'

입력
2020.10.1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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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지난달 전세대출 증가폭도 2조6,000억원에 달해 역대 최대치에 근접했다. 새로운 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되면서 전세매물이 줄어들고 가격이 치솟자 신규 전세대출 신청액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은행 5개 은행의 9월 말 기준 전세대출 잔액은 99조1,623억원으로 나타났다. 8월보다 2조6,911억원(2.8%)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한 올해 2월(2조7,034억)에 버금가는 수치다. 심지어 지난해 9월 말 전세대출 잔액에 비해 18조7,091억원(23.3%)이나 많다.

전세대출이 급증한 건 전셋값 상승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9월 전국 주택 종합 전셋값은 0.53% 올라 2015년 4월(0.59%) 이후 가장 많이 상승했다. 전국의 주택 전셋값은 12개월 동안 상승 중이다. 새로운 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되면서 전세 품귀 현상이 이어져, 전세 매물은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이다.

은행권에선 당분간 이 같은 추이가 계속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새로 등장하는 전세 매물들의 가격이 올라가면서 신규 전세대출 신청액도 덩달아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여기에 더해 기존 전세를 연장하는 과정에서 전세보증금을 늘려 계약하는 경우에도 전세대출이 추가로 필요하기 때문에 이런 수요들이 겹치면서 당분간 전세대출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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