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ㆍ제조업, 4분기 전망도 여전히 어둡다

입력
2020.10.11 16:16
17면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 85 기록
코로파 여파로 연말 호재 줄어들 듯
온라인 쇼핑ㆍ홈쇼핑만 호전 예상 
제조업도 88...반도체ㆍ이차전지 전망 악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면서 국내 제조업과 소매유통업의 올 4분기 경기도 여전히 어두울 것으로 전망됐다. 4분기는 성탄절 등 연말 호재가 많지만, 올해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1일 소매유통업체 1,0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0년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가 85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경기전망지수는 기업 활동과 경기 동향 등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예측을 종합해 지수화한 지표다. 기준치(100)를 넘으면 다음 분기 경기가 이번 분기보다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업체별 경기전망지수를 보면 대형마트는 54를 기록, 모든 업종 가운데 가장 저조한 전망치를 보였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여름 동안 식품과 가전에서 매출이 증가해 버팀목이 됐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소비자 발길이 줄었다”며 “유통산업발전법의 영업규제가 지난 9월 연장되는 등 경영 활동에 부정적인 요소마저 발목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슈퍼마켓의 경기전망지수는 61로 올 2분기(63)보다도 낮게 나타났다. 3분기(71)와 비교하면 10포인트 떨어져 전체 업종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신선식품 배송은 당일배송 업체들과, 간편식품 판매는 편의점과 경쟁하는 구조에서 기인한다고 대한상의는 분석했다.

온라인ㆍ홈쇼핑 업종은 108을 기록, 유일하게 기준치 100을 넘으며 업황 호전이 전망됐다. 온라인 쇼핑과 홈쇼핑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쇼핑 수요가 늘며 수혜를 보고 있는 대표 업종이다. 백화점 경기전망지수(96)도 연말 특수에 대한 기대감으로 100에 근접했다. 상반기에 백화점 매출을 도왔던 국가 판촉 행사인 '코리아세일페스타'가 하반기에도 열릴 예정이다.

한편 올 4분기 국내 제조업 경기도 어두울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연구원(KIET)이 9월 10일~23일 1,033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4분기 경기전망지수를 조사한 결과 88를 기록했다. 세부 업종별로는 반도체(83)와 이차전지(89)의 4분기 전망이 지난 3분기 대비 각각 14포인트, 11포인트 감소하며 가장 어두웠다. 반면 자동차(98) 등 기계 부문과 화학(97), 철강(80) 등 소재 부문을 중심으로 지난 3분기 대비 상승세를 나타냈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전체적인 제조업 시황과 매출 면에선 4분기가 3분기보다는 조금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하지만 여전히 모든 제조업 업종이 100을 밑돌아 경기 전망이 어둡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