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형 암’으로 불리는 대장암이 최근 급격히 늘면서 위암에 이어 2위에 올랐다. 2019년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국내에서 대장암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2만8,111건으로 전체 암 발생(23만2,255건)의 12.1%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위암은 2만9,685건(12.8%)이다. 연령별로는 70대 26.0%, 60대 25.9%, 50대 21.2% 순이다.
그런데 대장암은 국가 암 검진 권고안에 따라 정기적으로 내시경 검사만 받으면 조기 발견으로 90% 이상 완치할 수 있다. 2018년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를 보면 2012~2016년 대장암의 5년 상대 생존율은 75.9%였다.
대장암에 걸리면 배변습관에 변화가 생긴다. 암 때문에 장 연동운동이 더뎌지면서 변비가 생기거나 피가 묻어나는 혈변, 검은 변을 볼 수 있다. 또 암세포 때문에 대장이 좁아지면서 변 굵기가 가늘어지거나 복통, 체중 감소, 피로감 등이 생긴다.
김지훈 인천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혈변이 생기면 치질로 여겨 방치하기 쉽지만 대장암일 때도 적지 않다”며 “이전과 다르게 변비가 생기거나 변이 가늘어지고 혈변을 본다면 전문의와 상담하고 필요하면 대장암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대장암의 80% 정도는 고지방ㆍ고칼로리 음식, 비만, 흡연, 음주 등 나쁜 생활습관 때문에 생긴다. 특히 동물성 지방과 같이 포화지방이 많이 포함된 음식을 섭취하면 대장암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김지훈 교수는 “기름기가 많은 고기나 소시지, 햄, 베이컨 같은 육가공품을 즐기면 대장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며 “대장암을 예방하려면 건강한 식습관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대장암은 내시경 검사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대장암은 ‘대장암의 싹’으로 불리는 선종선 용종에서 95% 이상이 시작된다. 따라서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선종성 용종이 발견된 적이 있거나,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등 염증성 장질환을 앓았거나, 대장암 가족력이 있으면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선종성 용종은 5~10년 정도 뒤에 대장암으로 악화할 수 있다. 따라서 내시경 검사로 용종만 잘 제거해주면 대부분의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다.
최근 대장암의 발병 연령이 젊어지고 있는 추세인 만큼 40세가 되면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최소한 5년 주기로 대장 내시경 검사를 하면 좋다.
김지훈 교수는 “대장 내시경 검사를 하면 용종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또 내시경 검사를 하는 동안 의사들이 용종을 떼어내기 때문에 대장암 검사와 예방을 동시에 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