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의 은닉 고액 체납자 추적 조사 과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빅데이터’는 눈에 띄었다. △ ‘제2의 허니버터칩’을 예약한 ‘꼬북칩 쵸코추러스’ 열풍과 △세계무역기구(WTO) 최종 결선까지 진출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누리꾼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불명예스럽게도 국내외에서 13번째 원인 모를 화재로 리콜 사태까지 불러 일으킨 현대자동차 전기차 ‘코나 EV’에겐 ‘불자동차’란 오명이 부착됐다. ▽‘쇼핑 검색 조작’ 논란에 휩싸인 네이버와 ▽김장철을 앞두고 1포기에 1만원대까지 올라가면서 ‘금추’로 돌변한 배추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은닉 재산까지 찾아낸 빅데이터
‘핀셋’ 수준이다. 이젠 은닉 재산까지 찾아낸다. 지난 5일 국세청이 밝힌 812명의 악의적인 고액체납자에 대한 추적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빅데이터의 활약상이다. 국세청은 체납자와 배우자, 특수관계인의 재산, 소득·지출 등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추적 조사 대상을 선정했다. 악성 체납자들의 거주지는 주소지 변동이나 사업장 이력, 전월세 확정일자, 친인척 명의부동산, 상속 재산정보 등에 근거해 추출됐다. 빅데이터가 범죄 수사에서도 특급 도우미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 셈이다. 사실, 빅데이터의 잠재성장성은 무궁무진하다. 2005년 미국 오라일리 미디어의 로저 더글라스가 처음 언급한 것으로 알려진 빅데이터는 방대한 분량의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고 적절한 상황 예측과 대비책 마련엔 탁월하다. 경쟁력은 곳곳에서 검증됐다. 지난 2009년 신종플루바이러스 출몰 당시 누리꾼들의 검색어 분석으로 바이러스 유행 지역을 정확하게 찾아낸 구글도 빅데이터에 의존했다. 지난 2016년 세기의 대결로 펼쳐진 구글 알파고 vs 이세돌 9단의 인공지능(AI)과 인간의 진검 승부에서 당초 예상을 뒤엎고 가져간 알파고의 승리 또한 빅데이터 덕분에 가능했다. 이 밖에 교통이나 날씨, 쇼핑 등에서도 빅데이터의 가치는 이미 확인됐다. 다만 빛이 있으면 그늘도 있듯, 빅데이터 악용에 따른 사생활 침해 등은 숙제로 남아 있다.
●’제2의 허니버터칩’ 예약…대박 난 ‘꼬북칩 쵸코추러스’
없어서 못 판다. 웬만한 동네 슈퍼에선 품절이다. 중독성 또한 강하다. 출시된 지 한 달도 안됐지만 팔려 나간 물량만 100만봉(10일 기준)에 달했다. 오리온에서 내놓은 ‘꼬북칩 초코츄러스’의 인기다. 제과업계내에선 벌써부터 지난 2014년 경험했던 ‘제2의 허니버터칩 열풍’을 떠올리고 있다. 특히 칼로리가 한 봉지(160g)에 883㎉에 달할 만큼, 높은데도 ‘손이 가는 건 멈출 수 없다’는 평가에 이미 '마약 과자' 반열로 올라갔다. 유명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퍼진 입소문으로부터 시작됐다. SNS에서 이 제품은 이미 히트상품이다. 매력은 역시 거부할 수 없는 맛이다. 초콜릿을 한 겹 한 겹 바른 네 겹의 칩이 진한 초콜릿 풍미와 바삭한 식감을 선물한다. 여기에 덤으로 탑재된 달콤한 슈가토핑은 츄러스 특유의 향까지 선사한다. 이 제품은 사실 대중들에게 친숙해진 츄러스에서부터 잉태됐다. 남녀노소 모두 즐기는 길거리 간식으로 자리한 츄러스에 달콤한 초콜릿을 더해 대중적인 입맛으로 재탄생해서다. 앞날도 창창하다. 지금까지의 돌풍은 사실상 대형마트나 인터넷상에서 이뤄진 게 대부분이다. 접근성이 뛰어난 편의점엔 이제 막 둥지를 틀었다. 국민과자로 등극한 꼬북칩 초코츄러스가 허니버터칩을 넘어설 수 있을 지, 제과업계의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WTO 첫 한국인 수장 기대감 높인 유명희
지난 1995년 세계무역기구로 출범한 WTO의 권한은 막강하다. 현재 가입된 164개 회원국 사이의 수출입 조정과 국가간 무역 분쟁 중재 및 감시 역할이 주어진 임무다. 이 과정에선 관세 인하 요구나 반덤핑 규제 등 막대한 법적 권한과 구속력 행사도 가능하다. WTO가 국제통화기금(IMF) 및 세계은행과 함께 세계 3대 경제기구로 꼽힌 이유다. 이런 위상을 가진 WTO의 차기 사무총장 선거 최종 결선에 우리나라의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진출했다. 유 본부장과 함께 WTO 수장 자리를 놓고 다툴 경쟁자는 나이지리아 출신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전 재무장관이다. 만약 유 본부장이 WTO 수장에 선출될 경우 최초의 한국인이자, 여성 사무총장이란 2개의 타이틀을 동시에 거머쥐게 된다. 일단 유 본부장의 경력은 화려하다. 서울대 영문과 출신의 유 본부장은 행정고시(35회) 합격과 함께 25년간 외길만을 걸어온 통상 전문가다. 유창한 영어 실력에 미국 변호사 자격증도 소유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 속에 ‘K-방역’으로 높아진 한국의 위상이 플러스 요인이다. 경쟁자인 오콘조-이웰라 전 재무장관 또한 지역적인 프리미엄과 미국의 지원을 등에 업고 당선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다. 세계인들의 시선은 벌써부터 WTO 25년 역사상 첫 여성 사무총장이 탄생할 다음달 초순에 맞춰져 있다.
●’불자동차’로 리콜된 현대차 ‘코나 EV’
벌써 13번째다. 2년 반 동안, 동일 차종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미래차로 주목된 현대차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코나 EV)’에서 발생했기에 내상도 커 보인다. 결국 국내외에서 판매된 7만7,000여대의 코나 EV에 대해 리콜까지 결정됐지만 뒷맛은 씁쓸하다. 우선 국토교통부 산하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은 코나 EV에 탑재된 배터리 셀 결함을 화재 사고의 유력한 원인으로 지목했지만 여전히 확실치 않다. 당장, 코나 EV에 배터리 셀을 공급한 LG화학에선 KATRI의 발표에 발끈한 상태다. 현대차와 함께 동일한 조건에서 진행한 재연 실험에서도 이상이 없었던 데다, 코나 EV에 실린 똑 같은 배터리 셀을 내장한 해외의 다른 전기차에선 아직까지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화재 사고 원인 규명과 무관하게 한국산 전기차에 대해 평가될 안정성과 신뢰도 추락에 있다. 국내의 일부 전기차 충전기 시설엔 벌써부터 현대차 코나 EV에 대한 충전은 금지란 고지문까지 부착되면서 불안감은 확산되고 있다. 현대차 전기차의 간판 모델로 지난 2018년4월 출시된 코나 EV에선 국내외를 포함해 총 13건(해외 4건)의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전기차를 차세대 먹거리로 점 찍은 현대차 입장에선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가 주어진 셈이다.
●’쇼핑 검색’ 조작 논란 네이버
‘팩트’를 다른 각도로 해석한 차이는 뚜렷했다. 고의적인 의도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에선 불법으로 규정했고 반대측에선 다양성을 반영한 결과라고 반박했다. 양측의 공방은 결국 법정으로 옮겨갈 조짐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네이버가 자사의 쇼핑 및 동영상 분야의 검색 알고리즘을 인위적으로 유리하게 조정했다며 시정 명령과 함께 부과된 267억원의 과징금에 대한 양측의 분위기다. 공정위에선 검색 서비스 시장의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무장한 네이버가 자사의 오픈마켓을 운영하면서 ‘심판이자 선수’ 역할을 동시에 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를 기만하고 다른 사업자의 경쟁을 제한시키면서 문제를 불러 일으켰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네이버는 억울하단 입장이다. 공정위 조사 시점인 2010~17년엔 검색 알고리즘의 50여차례 수정은 사실이지만, 이는 검색 결과의 다양성을 유지하면서 소상공인에게 상품 노출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의도였다는 게 네이버의 항변이다. 네이버 측은 “공정위가 5개의 작업만을 임의로 골라 마치 네이버쇼핑이 경쟁 사업자를 배제하려 했다고 판단한 부분은 납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네이버의 알고리즘 수정은 사용자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최적의 검색 결과를 보여주기 위한 노력의 결과일 뿐, 다른 업체 배제와는 무관하단 설명이다. 네이버는 법적 대응 방침까지 밝히면서 양측의 논란은 법정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김장철이 코 앞인데…한 포기 1만원, ’금추’된 배추
그야말로 널뛰기다. 요즘 같은 추세라면 하늘까지 치솟을 기세다. 주부들은 “장보기가 무섭다”고 아우성이다. 더구나 김장철은 코 앞이다. 최근 ‘금(金)추’로 둔갑한 배추 얘기다. 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8일 상품(上品) 기준, 포기당 배추 평균 소매가격은 1만418원에 거래됐다. 이는 1년전(7,541원)에 비해 38.2%, 평년(5,401원)과 비교해선 92.9% 인상된 수준이다. 배추 재배면적이 감소한 데다, 장마와 잇따른 태풍으로 생산량이 급감한 탓이다. 배춧값이 치솟으면서 김장철을 앞두고 주부들의 걱정이 더해지는 것도 당연하다. 양념 재료인 무와 마늘, 고추 등의 가격이 평년보다 올라간 것도 부담이다. 더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여파에 외식 보단 집밥 수요가 늘어난 게 사실이다. 배추가 귀해지다 보니, 식품업계도 비상이다. 김치업계 1위인 대상의 공식 쇼핑몰인 정원e샾에선 포기김치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2위 업체인 CJ제일제당의 CJ더마켓에서도 묵은지와 백김치에 ‘임시 품절’ 딱지가 붙었다. 김치업계 관계자는 "태풍 영향으로 올해 늦여름 배추밭이 대부분 망했다고 보면 된다"며 "그 이후에 심은 배추가 수확될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까지는 김치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국일보 산업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