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화재를 겪은 울산 주상복합아파트의 주민들에게 범죄 피해자 수준의 강도 높은 심리치료 지원이 진행되고 있다. 강력 범죄의 피해는 아니지만 극도로 생명의 위험을 느껴야 했던 당시 주민들이 입었던 심리적 타격을 감안한 조치다.
10일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울산경찰청 소속 직원 3명을 비롯해 일선 경찰서 직원 7명 등 10명으로 피해자 보호팀을 구성했다. 이들 중 심리상담 전문 직원들은 화재로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주민들이 심리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보호팀의 책임자인 김태우 울산경찰청 청문감사담당관은 “주민들이 화재로 경험했던 위기나 공포는 범죄로 당한 경우만큼이나 클 수 있다”면서 “위기에서 벗어나 있는 상태지만 주민들은 당시의 감정을 다시 느끼면서 심리적 불안을 겪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원래는 심리상담은 범죄 피해자에게만 하는 것이지만 이번 화재의 충격적 여파 등을 감안, 심리상담을 통해 피해 주민들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우울증, 불안장애 등 심리적 어려움을 덜어 주겠다는 것이다.
울산경찰청 소속 심리상담 전문 직원은 화재 때문에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주민들이 임시로 묵고 있는 호텔에 투입돼 있다. 10일 현재 임시 보호소인 해당 호텔에는 190여 명의 주민이 있다. 일선 경찰서 소속 직원들은 주민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 관할 지역에 있는 병원에서 심리 상담 활동을 하고 있다.
경찰은 앞서 주민들의 빠른 심리적 안정을 회복할 수 있도록 울산시와 대한적십자사 재난심리회복센터 등과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심리상담 외에도 화재 관련 피해자 보호를 위한 지원활동이 펼쳐지고 있다. 일선 경찰서 소속 피해자 전담 경찰관들은 화재가 진압된 지난 9일부터 주민들이 입원해 있는 시내 병원 현장에 나가 피해 지원제도 등을 안내하고 있다. 피해 지원제도 등에 대한 안내 창구는 주민들의 임시 보호소인 호텔 1층 로비에도 마련돼 있다. 이들 상담창구는 피해 주민들을 위한 구호 물품 등을 나눠주는 역할도 맡는다.
경찰은 “지자체와 대한적십자사 등의 담당자와 연락망을 구축해 심적, 물적인 측면 모두에서 지속적인 피해자 보호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