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토론위원회(CPD)가 오는 15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대선후보 2차 TV토론을 비대면 화상토론 형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즉각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최종 성사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CPD는 8일 "두 번째 대선후보 토론에 참여하는 모든 당사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토론을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사회자는 애초 2차 TV토론 장소였던 플로리다주(州) 마이애미의 스튜디오에서 토론을 주재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각자 다른 장소에서 생중계 카메라를 통해 토론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CPD의 발표 직후 단칼에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는 폭스 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 토론하는 건 우스꽝스럽다"면서 "나는 화상토론에 내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들이 원할 때 마음대로 말을 끊어버릴 것"이라고 CPD의 결정을 맹비난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화상토론에 참가하는 대신 현장유세를 할 것"이라는 캠프 관계자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비대면 토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 중인 상황을 고려한 조치였다. 사흘간 월터 리드 군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5일 백악관에 복귀한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러스 전파 위험에도 2차 토론을 예정대로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왔다. 그로선 화상토론에 참여할 경우 자신의 코로나19 감염 사실, 부실대응 논란 등이 부각될 것이라고 우려할 법하다.
반면 바이든 후보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완치 판정을 받지 않는 이상 대면 토론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화상토론에 끌어들일 경우 그 자체로 상징성이 있고, 설령 트럼프 대통령의 불참으로 2차 토론이 무산되더라도 바이든 후보로서는 잃을 게 없는 상황이다.